유동 인구 많은 효천지구·도청·종합경기장 사거리 '조용'
"정책·인물 검증 조건 갖춰지지 않아"…후보 '도외 유출'도
[총선 D-7] 뜨지 않은 전북 총선 분위기…'유세차' 행방 묘연
4·10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일 전북지역의 선거 열기가 가라앉은 분위기다.

이날 오전 제법 굵은 빗줄기 소리만 요란할 뿐 총선 후보와 선거운동원의 '간절한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전주시 완산구 효천지구 사거리는 유동 인구가 제법 있어 전주시을 선거구 후보의 단골 유세 장소로 꼽히는 곳이지만 선거운동원이 한 명도 없었다.

효천지구 사거리에서 전북특별자치도청으로 이어지는 약 3㎞ 구간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지 모를 정도로 시민의 출근길은 선거 이전의 풍경과 다름없었다.

전북경찰청 사거리에도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과 차량이 많은 데 이들의 시선을 끄는 유세는 없었다.

소음 민원을 유발했던 마이크, 스피커는커녕 유세차가 한 대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저 멀리 전주시을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의 선거운동원 몇몇이 비를 피해 서둘러 차에 오르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왕복 8∼10차로인 백제대로를 따라 롯데백화점을 거쳐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에 도착했으나 총선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몇몇 후보의 현수막만이 비에 젖어 바람에 나부낄 뿐이었다.

출근 시간대 50분가량 전주 시내를 돌아봤으나, 비 탓인지 후보들의 열정이 사라진 탓인지 총선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민도 고개를 갸웃했다.

전주시병 유권자 김모(63)씨는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선거 유세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며 "선거 며칠 안 남은 거 맞나"라고 되물었다.

시민·사회단체는 후보들이 지역 유권자에 보다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 대표는 "경쟁 구도가 이뤄졌을 때 활발한 정책 검증, 인물 검증이 이뤄질 텐데 전북은 (민주당 일당 독주여서) 그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민주당 당내 경선 이후) 사실상 선거 결과가 불 보듯 뻔하다 하더라도 후보는 최소한 선거 기간에는 유권자의 이야기를 듣고 공약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보의 '도외 유출'도 있었다.

전주시병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선거구를 비우고 지난 1일 수도권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당일 오후 1시에는 서울 광진구갑 이정헌 후보를, 오후 2시에는 경기도로 이동해 광명시갑 임오경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일부 도내 광역의원도 연일 전국을 돌며 타지역 후보의 유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대해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정치 자금도 여유가 있는 곳의 것을 가져다 없는 곳에 풀고, 선거운동원조차 이렇게 이동시키는 게 과거 정당의 선거 행태였다"며 "선거구의 유권자들은 서운하겠지만 이를 당의 자유, 전략으로 봐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공동대표 역시 "당 차원에서 후보가 서울 등 격전지로 가서 돕는 건 동의를 할 수 있다"면서도 "거꾸로 '지역의 선거운동은 충분했느냐'를 봤을 때 마음에 쏙 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