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연구보고서
"전술핵 배치 없이 F-35 '핵무기 탑재' 개조해 북한 압박"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이중용도 전투기(Dual-Capable Aircraft·DCA)로 개조하는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크게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스처럼 전술핵은 배치돼 있지 않지만 재래식무기와 핵무기를 모두 투발할 수 있는 DCA를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압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이상규 연구위원은 2일 '한반도 내 미국의 핵작전 시나리오와 CNI를 위한 그리스식 DCA 운용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5개국은 유사시 미국 핵무기를 활용하기 위해 DCA를 운용하고 있다.

5개국에는 B61 계열 전술핵폭탄 100여발이 배치돼 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 그리스는 2001년 핵무기 철수 이후에도 여전히 DCA를 운용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례 핵억지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 등 각종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1991년 주한미군 핵무기가 철수된 이후 한미 정부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위원은 그리스 사례에서 보듯 DCA 도입과 전술핵 배치는 별개라고 설명한다.

그는 "그리스는 과거 B61 배치 후 자연스럽게 DCA를 유지한 사례이긴 하지만 전술핵 배치 없이 DCA를 운용하고 비상시 핵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지는 않지만 한국이 DCA를 배치하고 핵 임무를 수행한다면 북핵 억제 효과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 공군은 보유 중인 F-35A를 B61 계열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해 지난해 10월 DCA 임무 인증을 완료했다.

이 위원은 "만약 한국이 추가로 도입할 F-35A에 DCA 임무 인증을 받는다면 북한에 대한 핵 억제 측면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북한의 조기경보체계는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DCA 임무를 띤 F-35A의 운용만으로도 북한에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