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18일 세종문화회관
"발레 순수한 마음 전해지길"…3월 '친푸틴' 자하로바 공연은 취소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갈라 공연, 타이틀 바꿔 예정대로 공연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들의 갈라 공연이 타이틀을 변경하고 이달 예정대로 무대에 오른다.

2일 공연계에 따르면 공연을 주최하는 발레앤모델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오는 16∼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 타이틀을 '볼쇼이 발레단 갈라콘서트 2024 인 서울'에서 '발레앤모델 슈퍼 발레콘서트 2024 인 서울'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발레앤모델 측은 "발레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전해지기를 소망하며 타이틀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이 타이틀을 변경한 데는 지난 달 볼쇼이 발레단의 간판스타이자 푸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이 취소된 영향이 크다.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논란이 됐고, 결국 주최 측이 출연자와 관객 안전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

이번 '발레앤모델 슈퍼 발레콘서트 2024 인 서울'에는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출연하며, '잠자는 숲속의 미녀', '해적', '돈키호테' 등 10개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연한다.

지휘는 볼쇼이 극장 수석 지휘자 안톤 그리샤닌이 맡는다.

공연을 2주가량 앞둔 현재 출연 무용수들에 대한 큰 논란은 없지만, 볼쇼이 발레단이 러시아 국립발레단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재연될 소지는 있다.

현재 발레단이 소속된 볼쇼이 극장 총감독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서 해고된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맡고 있다.

다만 러시아 예술가들의 공연과 관련해 예술과 정치는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발레앤모델 측은 "긴 시간, 깊은 고민 끝에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구성된 대한민국 사상 유례없었던 위대한 라인업으로 큰 감동을 선물해드리기로 결심했다"며 "대한민국 예술과 발레 산업의 발전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