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54경기 모두 위기였는데…선수들 덕분에 우승하고 수상까지"
'정식 사령탑 첫 해 감독상' DB 김주성 "더 성장하겠다"
'대행'을 뗀 정식 사령탑 첫해부터 프로농구 원주 DB를 정규리그 1위를 이끌고 감독상을 받은 김주성(44) 감독은 성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초보 감독이라 매우 부족한데도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우승하게 되고 감독상까지 받게 됐다"며 공을 돌렸다.

선수 시절 '동부 산성'의 일원이던 팀의 레전드인 김 감독은 은퇴 이후 코치로 DB에서 일하다가 지난 시즌 도중 이상범 전 감독이 물러나며 대행으로 팀을 이끌기 시작, 이번 시즌엔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가 이끈 DB는 기존 김종규, 강상재에 새로 영입한 외국 선수 디드릭 로슨으로 '공격적인 트리플 포스트'를 꾸려 정규리그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1위를 차지했다.

'정식 사령탑 첫 해 감독상' DB 김주성 "더 성장하겠다"
선수로 두 차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고 감독으로도 수상의 영예를 누린 김 감독은 "감독상은 제가 부족한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받았다고 생각해 선수 때의 MVP가 더 좋다"면서 "감독상은 부끄럽지 않게 정진하라고 받는 상인 것 같다"고 의미를 뒀다.

이어 "선수들과 같이 성장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시즌에 임했는데, 선수들은 잘 성장한 것 같고 난 더 성장해야 한다"면서 "매 경기 배웠고, 더 많이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과 더불어 내가 더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을 되짚으면서 김 감독은 "진심으로 말씀드리는데, 54경기 전체가 다 위기였다"고 털어놨다.

그 중에서도 "7연승을 거둘 때나 정규리그 우승 직전의 경기 등이 고비였다"면서 "선수들이 긴장하기도 했는데, 잘 극복해냈다"고 돌아봤다.

'선수로 돌아가 직접 뛰고 싶었던 경기가 있었나'라는 질문엔 "8연승을 깨지 못했을 때가 그랬다"면서 "제가 들어갔다면 8연승을 깼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DB는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MVP)로 아시아 쿼터 선수인 이선 알바노가, 외국 선수 MVP로는 로슨이 선정되는 등 선수 시상에서도 주요 부문을 싹쓸이했다.

'정식 사령탑 첫 해 감독상' DB 김주성 "더 성장하겠다"
베스트5에 알바노, 로슨, 강상재가 포함됐고, 박인웅은 식스맨상을 받아 'DB 잔치'가 펼쳐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아서 기쁘다.

알바노, 로슨, 강상재 모두 매 경기 결승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임해줘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MVP 알바노에 대해선 "어시스트상을 받지 못해 아쉬웠는데 MVP를 받아 기쁘다"면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맘바 정신'을 갖고 큰 부상이 아닌 이상 코트에선 부상도 잊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력, 태도가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3표' 차로 MVP 투표 2위에 오른 주장 강상재와 관련해선 "외국 선수와 국내 선수의 조화를 맞추는 가교 구실을 잘 해줘서 제가 'MVP감'이라고 말씀드렸었다"면서 "충분히 기량 좋은 선수라 언제든 MVP를 받을 수 있을 거다.

오늘 결과에 실망할 선수가 아니고,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DB는 이제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4강에 있는 팀들이 모두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 때 버거워했던 팀인데, 잘 분석해서 준비하겠다"면서 "어떤 팀이 올라오든 매 경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