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태양광·전기차 과잉생산 악영향 우려"…中 "버티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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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속 中 국내 수요 초과 생산에 美 '저가 수출' 비판…中기업들, '산업 재편' 기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전기차·태양광 '과잉 생산'을 겨냥한 공세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은 '산업 재편'의 관점에서 생산 확대를 이어가려는 모양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의 제조업 밀집 지역에서 태양광 패널과 풍력 설비를 만드는 왕룽숴는 올해 역시 신에너지 부문 사업 확대에 '올인'하기로 했다.
왕씨 회사는 최근 몇 년 사이 수십명 규모에서 수백명 규모로 커졌고, 작년 한 해엔 덩치를 두배로 불렸다.
본사 직원을 빼더라도 동부 해안부터 서부 고비사막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고용한 계약직만 수천 명이다.
왕씨가 이렇게 의욕적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은 중국이 최근 들어 전통적 3대 수출품(老三樣·의류, 가전, 가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3대 수출품(新三樣·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의욕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3대 수출품' 부문은 과잉 생산 우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이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작년 초 기준 중국의 총 설비 가동률이 지난번 과잉 생산 최악의 시점이었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75% 아래로 떨어졌다"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로디움그룹은 2019년 78%였던 중국의 실리콘 웨이퍼 가동률이 2022년 57%로 하락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은 중국 국내 설치량의 1.9배에 달한다는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능력은 작년 217GW(기가와트)로 한 해 사이에만 2.5배로 확대됐고, 세계 태양광 발전 능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만큼 신에너지 발전 설비를 많이 생산·설치하는 국가가 없는데 이미 생산이 국내 수요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중국 경제의 문제 가운데 하나로 '일부 산업의 과잉 생산'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견제도 부담이다.
중국은 과잉 생산 상태를 해소할 실마리를 해외 시장에서 찾으려 하지만, 미국과 EU는 중국산 제품이 정부 보조금 등을 업고 저가로 자국 기업을 압박한다며 대응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달 방중을 앞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자국 태양광 모듈 업체를 방문해 "중국의 생산 과잉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과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서 중국 정부가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을 주도, 이를 통해 저가로 양산된 제품을 기업들이 수출해 왔다"며 "이는 중국의 생산과 고용은 유지했을지언정 나머지 세계 산업을 압박했다"고 했다.
SCMP는 중국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동남아시아에서 태양광 패널을 완성하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이 역시 미국 상무부의 표적이 되는 등 미국의 포위망이 계속 촘촘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로디움그룹은 "중국 국내 제조업 불균형은 더 많은 국가에 대응을 강요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으로선 멕시코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 국가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업계와 전문가들은 과잉 생산 문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산업 재편'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신에너지 분야 베테랑 엔지니어인 아놀드 더우는 "자본과 기술, 인재가 (신에너지 등) 산업으로 쏟아지고 있고, 거대한 지원 속에 빠른 발전, 극심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많은 기업이 향후 1∼2년 안에 몰락하겠지만,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왕룽숴는 "예를 들어 3천800만위안(약 7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던 프로젝트가 부품 가격이 크게 하락해 이제 3천만위안(약 56억원)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며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실현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 임원은 중국이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 에너지 비중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면 '외부 압력'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티핑포인트(급격한 전환점)는 모든 산업망 고리에서 (신에너지 비용이) 충분히 싸질 때고, 그때가 되면 중국은 절대적 우위를 갖게 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의 제조업 밀집 지역에서 태양광 패널과 풍력 설비를 만드는 왕룽숴는 올해 역시 신에너지 부문 사업 확대에 '올인'하기로 했다.
왕씨 회사는 최근 몇 년 사이 수십명 규모에서 수백명 규모로 커졌고, 작년 한 해엔 덩치를 두배로 불렸다.
본사 직원을 빼더라도 동부 해안부터 서부 고비사막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고용한 계약직만 수천 명이다.
왕씨가 이렇게 의욕적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은 중국이 최근 들어 전통적 3대 수출품(老三樣·의류, 가전, 가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3대 수출품(新三樣·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의욕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3대 수출품' 부문은 과잉 생산 우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이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작년 초 기준 중국의 총 설비 가동률이 지난번 과잉 생산 최악의 시점이었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75% 아래로 떨어졌다"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로디움그룹은 2019년 78%였던 중국의 실리콘 웨이퍼 가동률이 2022년 57%로 하락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은 중국 국내 설치량의 1.9배에 달한다는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능력은 작년 217GW(기가와트)로 한 해 사이에만 2.5배로 확대됐고, 세계 태양광 발전 능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만큼 신에너지 발전 설비를 많이 생산·설치하는 국가가 없는데 이미 생산이 국내 수요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중국 경제의 문제 가운데 하나로 '일부 산업의 과잉 생산'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견제도 부담이다.
중국은 과잉 생산 상태를 해소할 실마리를 해외 시장에서 찾으려 하지만, 미국과 EU는 중국산 제품이 정부 보조금 등을 업고 저가로 자국 기업을 압박한다며 대응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달 방중을 앞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자국 태양광 모듈 업체를 방문해 "중국의 생산 과잉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과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서 중국 정부가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을 주도, 이를 통해 저가로 양산된 제품을 기업들이 수출해 왔다"며 "이는 중국의 생산과 고용은 유지했을지언정 나머지 세계 산업을 압박했다"고 했다.
SCMP는 중국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동남아시아에서 태양광 패널을 완성하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이 역시 미국 상무부의 표적이 되는 등 미국의 포위망이 계속 촘촘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로디움그룹은 "중국 국내 제조업 불균형은 더 많은 국가에 대응을 강요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으로선 멕시코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 국가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업계와 전문가들은 과잉 생산 문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산업 재편'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신에너지 분야 베테랑 엔지니어인 아놀드 더우는 "자본과 기술, 인재가 (신에너지 등) 산업으로 쏟아지고 있고, 거대한 지원 속에 빠른 발전, 극심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많은 기업이 향후 1∼2년 안에 몰락하겠지만,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왕룽숴는 "예를 들어 3천800만위안(약 7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던 프로젝트가 부품 가격이 크게 하락해 이제 3천만위안(약 56억원)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며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실현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 임원은 중국이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 에너지 비중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면 '외부 압력'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티핑포인트(급격한 전환점)는 모든 산업망 고리에서 (신에너지 비용이) 충분히 싸질 때고, 그때가 되면 중국은 절대적 우위를 갖게 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