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정부에 역대 최대 규모인 약 9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주요 구조조정을 통해 대손충당금을 환입하면서 2조5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낸 결과다.

산업은행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총 8781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고 29일 밝혔다. 2021년 2096억원, 2022년 8331억원, 작년 1647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다. 산업은행은 2018년부터 7년 연속으로 정부에 배당금을 지급했다.

산업은행은 86조5000억원의 자금을 미래전략산업 육성과 녹색금융 지원 등에 투입하며 경상이익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오션 매각 등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환입하면서 추가 이익을 냈다.

이달엔 정부로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주식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 주식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2조원 규모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출자가 마무리되면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13.66%에서 14%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위해 권고하는 기준치는 13%다.

산업은행은 “7년 연속 흑자로 기업 구조조정과 모험자본 투자 등 정책금융 수행과 관련한 손실 흡수여력을 확보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 배당금 지급으로 정부 재정수입 확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에 맞춰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 등 민간자본 투입이 어려운 분야에 지원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