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이 무기한 폐쇄되면서 미국 내 펄프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교량 붕괴로 볼티모어항이 무기한 폐쇄되면서 미국 내 펄프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볼티모어항은 지난 26일 컨테이너선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와 충돌해 교량이 붕괴되면서 운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볼티모어항은 미국 목재 펄프 시장의 주요 공급 통로다. 세계 최대 펄프 생산업체 브라질 수자노를 비롯해 엘도라도브라질셀룰로스 등이 볼티모어항에 지사를 두고 수출선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펄프업계는 볼티모어항을 통해 수입량의 6%인 10만8000여t을 들여왔다. 주요 공급선이 끊기면서 수입업체들은 필라델피아, 뉴욕 등에서도 공급 지연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펄프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해운로를 차단하면서 운송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요 생산지인 핀란드에서 이달부터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면서 공급량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핀란드 최대 펄프업체 메츠사는 22일부터 21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브라질 펄프 생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브라질의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땅값이 올라 목재 생산을 위해 매입하는 산림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월터 샬카 수자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과거엔 제품 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제는 다른 산업과 토지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10년간 펄프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잇따른 악재로 올해 펄프 가격은 연말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브라질 투자은행 이타우방코는 올해 펄프 평균 가격이 미터톤(t)당 67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펄프 가격은 1년 전 미터톤당 600달러를 기록하던 데 비해 현재 10% 넘게 상승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