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산단서 세번째 실전형 재난 대응 훈련 '레디코리아' 진행
대응기관들의 상황접수 및 전파체계, 유기적 협업 과정 등 점검
대형산단 뒤덮은 폭발음과 연기…35개 기관 손발 맞춰 재난훈련
27일 오후 2시 30분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있는 석유화학기업 '한화토탈에너지스'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퍼졌다.

공장 근무자들은 화염과 퍼져나가는 하얀 연기를 피해 탈출했으나, 일부는 큰 부상을 입어 사고 현장 주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땅 위에 누워 구조를 요청했다.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곧 한화토탈의 자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화재 진압 및 구조 활동이 시작됐다.

행정안전부가 진행한 세 번째 실전형 재난 대응 훈련 '레디코리아'(Ready Korea)는 이처럼 대형 산업단지에서 화재 및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 복합 재난이 일어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지난해 시작된 '레디코리아'는 발생 양상이 복잡한 복합재난 및 피해 규모가 증폭된 대형재난을 상정, 행안부의 주관하에 유관기관 전체가 참여하는 실전에 준하는 합동훈련 방식이다.

이날 훈련이 진행된 대산산업단지는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로, 설립 30년이 지나 설비가 노후화하고 인근에 주민 거주 지역이 있어 큰 사고가 날 시 주민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9월 경북 구미산단에서는 불산가스가 누출해 대규모 주민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유해화학물질 유출은 환경부·화학물질안전원, 사업장 사고는 고용노동부, 주민 대피는 지방자체단체 등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복합 재난 발생시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응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훈련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35개 기관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다른 기관들과 협업하는 과정을 맞춰보기 위해 마련됐다.

대형산단 뒤덮은 폭발음과 연기…35개 기관 손발 맞춰 재난훈련
먼저 벤젠·톨루엔 등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일어났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행안부, 소방, 지자체 등 관계기관은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현장에 현장 지휘관을 급파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소방은 긴급구조통제단, 서산시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환경부·노동부는 각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을 가동했고, 행안부에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구성해 범정부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빠른 상황 전파 덕분에 현장에 속속들이 도착한 각 기관의 대원들은 맡은 바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소방대가 방수차량을 동원해 화재 진압을 하는 동시에 실종된 근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대원들을 투입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건소 직원들이 부상자들을 보호하는 임시 의료소를 설치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후 주변을 통제했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단지 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공장 내 설비 가동을 중지했다.

이후 유해물질이 주거 지역으로 확산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산시가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작업을 병행했다.

화재 진압 및 인명 대피가 마무리되고, 유해물질 유출 차단과 제독(해독) 작업이 순차적으로 완료되자 화재 진압 및 구조활동이 종료됐다.

이날 훈련은 앞선 두차례 훈련 때보다 수습 및 복구 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다룬 것이 특징이다.

행안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특별교부세 지원을 검토하고, 서산시는 오염수 유출 차단 및 응급 복구, 주민 지원 등을 도맡았다.

노동부는 사고수습 관련 지시를 내리는 동시에 재해자·유가족 지원책을 강구하고, 안전보건공단은 사고 원인에 대한 정말 조사에 나섰다.

현장에서 훈련을 직접 지휘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레디코리아 훈련을 통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규모·복합 재난상황을 실전과 같이 대응하며 범정부 역량과 대비태세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며 "정부는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레디코리아 훈련을 확대 시행하고, 훈련결과를 토대로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