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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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형 상태서 평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과학적으로는 비평형 동역학이라고 한다. 비평형 동역학은 일생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피에 우유를 넣고 섞으면 서로 분자들이 섞이면서 카페라떼가 되는 게 바로 비평형 동역학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도 마찬가지다.

물리학계는 양자 세계에서 이런 비평형 동역학이 어떤 과정으로 일어나는지, 어떤 법칙을 따르는 지 관심이 많다.

KAIST는 물리학과 최재윤 교수 연구팀이 극저온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비평형 상태의 양자 물성 변화에 대한 보편적 물리 법칙을 확인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스피너 응집체를 이용했다. 스피너 응집체는 서로 다른 스핀 간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를 말한다.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는 모든 원자들이 하나의 파동함수로 설명되는 양자 상태를 지칭한다. 스핀은 전자가 소용돌이치듯 위 또는 아래로 회전하는 물리량을 말한다.

연구팀은 스피너 응집체의 동역학 형태가 다양한 초기 발생 상태와 관계없이 동일한 수학적 형태를 따른다는 점을 확인했다. 나아가 응집체 시스템의 대칭성을 바꿨을 때만 동역학의 수학적 형태가 바뀐다는 점도 발견했다.

최 교수는 KAIST에서 물리학 학사, 서울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최 교수는 "고전 컴퓨터가 작동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비평형 동역학을 연구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