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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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5명 가운데 4명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의 '시간제 속도제한' 시행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XA손해보험이 25일 만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을 대상으로 '2023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79.8%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쿨존 안전을 위한 개선점을 묻는 말(복수응답 가능)에는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구분 명확화(57.2%), 어린이보호구역 안내 강화(49.2%), 운전자의 보행자 안전 의식 개선(46.4%) 등을 꼽았습니다.

지난 2020년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 기준이 높아졌습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시속 30km 이상으로 운전하거나 '안전 운전 의무'를 위반해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 가중처벌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사망케 한 경우엔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상해를 입혔다면 500만∼3000만원의 벌금이나 1년∼15년의 징역에 처합니다.
운전자 5명 중 4명 "스쿨존 속도 제한 시간제로 해야" [조미현의 Fin코노미]
일각에서는 등하교 시간이 아닌 시간에 속도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에서는 시범 운영에 나섰는데요. 경찰청의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방안에 따르면 심야(오후 9시∼다음 날 오전 7시) 제한속도를 시속 40∼50㎞로 상향하고, 기본 제한속도가 시속 40∼50㎞인 스쿨존은 등하교 시간대(오전 7∼9시·낮 12시∼오후 4시) 교통안전을 위해 시속 30㎞로 하향할 수 있습니다. 보행자가 적은 심야 및 새벽 시간만이라도 차량 흐름 향상을 위해 제한속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실제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 시범 운영 당시 차량 흐름 및 법규 준수에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이 심야 제한속도 상향(시속 30km→50km)을 시범 시행한 수도권 초등학교 2곳의 운영 전후 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평균 통행속도는 7.8% 증가하고 제한속도 준수율은 이전 대비 49.3%포인트 증가한 92.8%를 기록했습니다. 시간제 속도제한이 원활한 차량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결과입니다.

AXA손보 관계자는 "시간제 속도제한, 스쿨존 환경 개선 등 어린이 보호구역과 관련한 대책들은 보행자, 특히 어린이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여러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를 통해 도로 폭이나 보행자 활동 시간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운전자들 역시 안전한 등하굣길 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스쿨존 운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