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다 홈런 신기록에 -9…"빨리 넘어서면 좋겠지만, 의식하지 않아"
'개인 첫 개막전 홈런' 최정 "내가 꼽은 MVP는 '3출루' 최지훈"
최정(37·SSG 랜더스)이 자신의 프로 20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날, '개인 첫 개막전 홈런'을 쳤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0년 넘게 유지한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이 최정으로 바뀌는 게 유력한 해에 나온 개막전 홈런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최정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 달성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2-2로 맞선 3회말 2사 2루, 최정은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의 초구 시속 132㎞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겼다.

최정의 올 시즌 1호이자, 개인 통산 459호 홈런이다.

최정이 홈런 9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사가 바뀐다.

2013년 6월 20일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넘게 이 부문 1위에는 이승엽 감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에서 467홈런을 치고서 은퇴했다.

올해는 KBO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최정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기록을 향해 달리는 올해, 첫 경기에서 홈런을 쳐 최정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더구나 최정은 7회 2사 2루에서 2루수 강습 안타로 쐐기 타점을 만드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의 5-3 승리를 견인했다.

'개인 첫 개막전 홈런' 최정 "내가 꼽은 MVP는 '3출루' 최지훈"
경기 뒤 만난 최정은 "개인 통산 첫 개막전 홈런을 축하한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번째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최정은 2021년 4월 4일 인천 롯데전에서 홈런 두 방을 쳤다.

당시 4월 4일 롯데전이 SSG의 시즌 첫 경기이긴 했지만, 공식 개막전은 4월 3일이었다.

SSG는 2021년 4월 3일에는 비 때문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공식 기록상 이날 개인 첫 개막전 홈런을 쳤다는 걸 확인한 최정은 "그런 기록을 욕심낸 건 아니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날 3회말 투런포를 친 뒤, 최정은 평소보다 큰 동적으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최정은 "1회 첫 타석에서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해 삼진을 당했다"며 "'오늘 너무 헤매겠다'고 걱정한 터에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이 나와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크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오늘 내가 꼽는 경기 최우수선수는 1번 타자 최지훈"이라며 "최지훈이 경기 전에 '내가 3번 이상 출루할테니 3번 홈에 들어오게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3번 출루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실제 최지훈은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 했다.

1회에는 한유섬의 투런포로 득점했고, 3회와 7회에는 최정의 홈런과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최정은 "7회(2루수 강습 안타 때)에 나는 타구가 2루수에게 걸리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지훈이가 홈까지 내달렸다.

지훈이 덕에 나도 타점 1개를 벌었다"고 후배의 모습에 감탄하며 "최지훈이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대기록에 도전하는 최정이 조금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정은 자신을 향한 관심을 '무심하게' 넘길 생각이다.

"홈런이 나올 때마다 최다 홈런 기록에 관한 질문을 받을 것"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최정은 "미리 사과드린다.

매번 '빨리 시즌 홈런 10개를 채워,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

평소에는 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답할 것"이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최정은 담담하게 KBO 최다 홈런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관심은 점점 뜨거워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