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2일)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삼촌과 조카가 경영권을 두고 경영권 분쟁에 나섰는데요. 벌써 세 번째입니다.

김 기자, 국민연금이 어젯밤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민연금은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의 편을 들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금호석유 지분 9.08%를 보유한 2대 주주인데요. 오늘 오전 9시에 예정된 금호석유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습니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제시한 주주제안엔 반대하기로 했는데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역시 회사 편에 선 상황입니다.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 상무가 차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는데, 세 번째 표 대결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번 주총에서 차파트너스는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시했는데요.

이후 금호석유는 자사주 50%(약 262만 주)를 올해부터 3년간 분할 소각하겠다고 밝혔죠. 이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87만 5천 주는 이틀 전에 소각했습니다.

이번 결정과 관련, 국민연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간 권한 분배 등을 고려해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며 "최도성 후보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한국경제TV에서 실시간으로 주주총회 현장 상황 전해드릴 텐데요. 세 번째 조카의 난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끝까지 시청해주시기 바랍니다.

김 기자, 국민연금이 방경만 KT&G 사장 후보에도 힘을 실어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국민연금이 방경만 KT&G 대표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는데요.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KT&G 지분 6.64%를 보유한 3대 주주입니다.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총은 집중투표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인데요. 예를 들어, 이사진 3명을 선임한다면, 주당 3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겁니다.

KT&G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묶어서 투표하는 것도 허용했는데요. KT&G 주주들은 주당 두 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방 후보와 임민규·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에게 두 표를 몰아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집중 투표제에 따라 이사 후보 3명 중 득표 상위 2명이 사내이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데요. 국민연금은 방 후보뿐만 아니라 손 후보에도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손 후보는 KT&G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7.11%)이 추천한 인사인데요.

이 외에도 국민연금은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며 반대했습니다.

앞서 기업은행도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방 후보의 대표 선임안엔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요. 결국 국민연금은 KT&G와 기업은행에 각각 한 표씩 나눠 준 셈입니다.

하지만 방 후보는 이번 표 대결에서 꼴찌만 면하면 되기 때문에 대표 선임안이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동안 방경만 KT&G 후보의 사장 선임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는데요.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다른 상장사 안건에 대해선 의결권 행사 방향을 어떻게 결정했습니까?

<기자>

네, 어제 국민연금은 상장사 20곳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는데요.

네이버와 한화시스템, HD현대중공업 등 다른 기업의 이사 후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이나 '감시 소홀', '과도한 겸임' 등을 이유로 대거 반대 결정을 내렸습니다.

특히 포스코퓨처엠과 KT 등 총 8곳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 대해서는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며 모두 반대하기로 했는데요.

지난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3,180건 가운데 총 692건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반대한 안건에는 '보수 한도 승인'이 45%로 가장 많았고, '이사 및 감사 선임(32%)', '정관 변경(12%)' 등이 그 뒤를 이었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금액만 148조 원에 달합니다. 매년 의결권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역할이 더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금호석유·KT&G' 힘 싣는 국민연금…표 대결 촉각 [이슈N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