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5천억 넘어선 저축은행…"충당금 적립 영향"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이 5천억 원 넘는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적극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2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저축은행은 당기순손실 5,55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 이후 2015년부터 8년간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손실이 발생하게 된 주요 요인으로 저축은행업계는 이자비용과 대손충당금 적립을 꼽았다. 지난 202년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라 전년대비 이자비용이 2조4,000억 원 늘었고 지난해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3조9,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말보다 3.14%p 상승한 6.55%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경기침체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 소상공인들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급격하게 올랐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말보다 3.64%p 상승했다.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은 12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8.7% 감소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둔화되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보수적인 대출 취급으로 여신이 줄었기 때문이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유치해 수신이 증가했으나, 여신감소 등에 따라 수신은 예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유동성비율은 192.07%로 법정기준인 100%를 크게 웃돌았다. 대손충당금적립률 역시 113.89%로 법정기준(100%)를 13.89%p 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위축 등 경기침체 영향으로 건전성이 다소 악화되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자기자본과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감안했을 때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하다"며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예금인출 발생시에도 저축은행 자체 유동성과 중앙회 유동성 공급, 외부 크레딧라인 등을 활용해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우리 업계는 비용절감과 시장상황 변화에 맞는 신규영업 등을 통해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햇살론과 사잇돌2대출 등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금공급 등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