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쉰 넘어 도전한 발레는 인생수업…'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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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포용의 음식문화…'먹는 타이완사'
▲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 신예리 지음.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33년간 언론인으로 일하다 퇴직한 저자는 55살에 발레 슈즈를 신었다.
지난해 봄 갑작스럽게 은퇴한 그는 현실의 무게를 잊게 해줄 몸 쓸 일이 필요했고 어린 시절 로망이던 발레 학원에 등록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일은 그야말로 생고생이었다.
기본 발 자세인 턴아웃과 푸앵트부터 몸에 밴 습관에서 벗어나는 낯선 도전이었다.
근육통에 시달리고, 균형을 잃어 꽈당 넘어지고, 똑같은 지적을 몇 달째 들었다.
쉰을 넘겨 초보자가 되니 자존감마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저자는 안 되는 동작을 수십, 수백번 연습하면서 '근테크'(근육+재테크)를 넘어 삶의 통찰을 얻었다.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추는 동작인 플리에에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태도를 배웠다.
"우리 인생에서도 고비마다 안전하게 착지하기 위해 플리에가 필요한 순간이 수없이 찾아온다.
"
느린 음악에 맞춰 다리를 들어 올리는 아다지오, 한 다리로 선 채 나머지 다리를 뒤로 들어 올려 쭉 뻗는 아라베스크에선 흔들림 없이 버티는 힘을 익혔다.
제자리에서 한 발로 팽그르르 도는 피루엣을 통해 집중하는 법과 힘겨운 과정 끝의 성취감을 일깨웠다.
중심을 잃고 수없이 주저앉던 그에게 발레 선생님은 말했다.
"원래 넘어져 봐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거예요.
"
책은 저자가 언론인으로 일한 33년과 춤을 춘 1년의 기록이다.
발레 수업은 기자, 앵커, 첫 여성 임원 등 도전의 연속이던 그의 삶을 반추해주는 인생수업이었다.
저자는 "도전하기에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다.
그러니 부디 나이를 핑계로 안온한 현재에 그냥 머무르지 말기를"이라며 우리 인생의 '그랑 주떼'(하늘을 나는 듯이 높이 멀리 뛰는 점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 292쪽. ▲ 먹는 타이완사 = 옹자인·조밍쭝 지음. 박우재 옮김.
대만은 원래 남도어족 원주민이 촌락을 이룬 사회로 17세 이후 중국인 위주의 이민 사회가 형성됐다.
네덜란드, 스페인, 청나라, 일본, 중화민국 정권의 통치를 겪으며 음식 문화가 다양해졌다.
기본적으로 중국 요리이면서 이들 나라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다원 융합'의 특색을 띤다.
역사학자 옹자인과 기자 출신 조밍쭝이 공동 집필한 책은 대만 역사 속에서 음식의 기원과 변화를 통해 음식문화의 맥락을 풀어냈다.
쌀, 밀, 설탕 등 식재료부터 15~17세기 대항해시대에 배를 타고 대만에 들어온 유럽인과 중국인의 범선 음식, 소와 닭·돼지 간 요리, 간단하게 조리하고 값이 싼 샤오츠(간식)까지 살펴본다.
그중 대만이 발명한 음식인 루러우판은 돼지고기를 얹은 덮밥이다.
기원 중 하나는 전후 빈곤 시대에 돼지 껍데기와 비계, 고기 부스러기를 다진 뒤 간장과 파 등으로 만든 양념에 재워 먹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도 편히 조리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였다.
지금은 식당마다 자기만의 비법이 있어야 루러우판 맛집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대만은 외국의 식습관을 받아들이고 외국 음식을 발명하기도 했다.
밀가루 피로 고기소를 감싼 거대 만두 '원저우 훈툰'은 저장성 원저우에선 찾을 수 없다.
대만에서 흔히 보이는 면 요리인 '쓰촨식 훙샤오뉴러우몐'도 쓰촨에는 없다.
대만 식문화의 포용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저자 조밍쭝은 "타이완은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을 갖춘 섬"이라며 "여러 민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다른 음식 문화를 가져오면서 '다원 융합'의 특색을 형성했다"고 소개한다.
글항아리. 244쪽.
/연합뉴스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33년간 언론인으로 일하다 퇴직한 저자는 55살에 발레 슈즈를 신었다.
지난해 봄 갑작스럽게 은퇴한 그는 현실의 무게를 잊게 해줄 몸 쓸 일이 필요했고 어린 시절 로망이던 발레 학원에 등록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일은 그야말로 생고생이었다.
기본 발 자세인 턴아웃과 푸앵트부터 몸에 밴 습관에서 벗어나는 낯선 도전이었다.
근육통에 시달리고, 균형을 잃어 꽈당 넘어지고, 똑같은 지적을 몇 달째 들었다.
쉰을 넘겨 초보자가 되니 자존감마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저자는 안 되는 동작을 수십, 수백번 연습하면서 '근테크'(근육+재테크)를 넘어 삶의 통찰을 얻었다.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추는 동작인 플리에에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태도를 배웠다.
"우리 인생에서도 고비마다 안전하게 착지하기 위해 플리에가 필요한 순간이 수없이 찾아온다.
"
느린 음악에 맞춰 다리를 들어 올리는 아다지오, 한 다리로 선 채 나머지 다리를 뒤로 들어 올려 쭉 뻗는 아라베스크에선 흔들림 없이 버티는 힘을 익혔다.
제자리에서 한 발로 팽그르르 도는 피루엣을 통해 집중하는 법과 힘겨운 과정 끝의 성취감을 일깨웠다.
중심을 잃고 수없이 주저앉던 그에게 발레 선생님은 말했다.
"원래 넘어져 봐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거예요.
"
책은 저자가 언론인으로 일한 33년과 춤을 춘 1년의 기록이다.
발레 수업은 기자, 앵커, 첫 여성 임원 등 도전의 연속이던 그의 삶을 반추해주는 인생수업이었다.
저자는 "도전하기에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다.
그러니 부디 나이를 핑계로 안온한 현재에 그냥 머무르지 말기를"이라며 우리 인생의 '그랑 주떼'(하늘을 나는 듯이 높이 멀리 뛰는 점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 292쪽. ▲ 먹는 타이완사 = 옹자인·조밍쭝 지음. 박우재 옮김.
대만은 원래 남도어족 원주민이 촌락을 이룬 사회로 17세 이후 중국인 위주의 이민 사회가 형성됐다.
네덜란드, 스페인, 청나라, 일본, 중화민국 정권의 통치를 겪으며 음식 문화가 다양해졌다.
기본적으로 중국 요리이면서 이들 나라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다원 융합'의 특색을 띤다.
역사학자 옹자인과 기자 출신 조밍쭝이 공동 집필한 책은 대만 역사 속에서 음식의 기원과 변화를 통해 음식문화의 맥락을 풀어냈다.
쌀, 밀, 설탕 등 식재료부터 15~17세기 대항해시대에 배를 타고 대만에 들어온 유럽인과 중국인의 범선 음식, 소와 닭·돼지 간 요리, 간단하게 조리하고 값이 싼 샤오츠(간식)까지 살펴본다.
그중 대만이 발명한 음식인 루러우판은 돼지고기를 얹은 덮밥이다.
기원 중 하나는 전후 빈곤 시대에 돼지 껍데기와 비계, 고기 부스러기를 다진 뒤 간장과 파 등으로 만든 양념에 재워 먹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도 편히 조리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였다.
지금은 식당마다 자기만의 비법이 있어야 루러우판 맛집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대만은 외국의 식습관을 받아들이고 외국 음식을 발명하기도 했다.
밀가루 피로 고기소를 감싼 거대 만두 '원저우 훈툰'은 저장성 원저우에선 찾을 수 없다.
대만에서 흔히 보이는 면 요리인 '쓰촨식 훙샤오뉴러우몐'도 쓰촨에는 없다.
대만 식문화의 포용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저자 조밍쭝은 "타이완은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을 갖춘 섬"이라며 "여러 민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다른 음식 문화를 가져오면서 '다원 융합'의 특색을 형성했다"고 소개한다.
글항아리. 24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