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방경만 KT&G 사장후보 '낙점'
국민연금이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현 KT&G 수석부사장·사진) 선임안에 찬성 의사를 밝히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KT&G 정기 주총 안건에 이 같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지분 6.6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찬성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방 후보의 사장 선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방 후보 선임안에 반대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방 후보 지지를 결정하면서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찬성하기로 했다.

KT&G 주총은 집중 투표제로 치러진다. 주주들은 주당 두 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지지하는 후보 한 명에게 두 표를 몰아줄 수 있다. KT&G는 집중 투표제를 시행하면서 동시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묶어서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주주들은 방 후보와 임민규·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에게 ‘몰표’를 행사할 수 있다.

업계에선 국민연금의 선택과 집중 투표제 도입 효과에 힘입어 방 후보 선임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KT&G 지분 6.64%를 보유한 3대주주다. 집중 투표제에 따라 이사 후보 세 명 중 득표 상위 두 명이 사내이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다득표자 1·2위가 이사로 선출되기 때문에 방 후보는 꼴찌만 면하면 대표가 된다.

애초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가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방 후보 선임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지분 7.11%를 보유해 KT&G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은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와 함께 방 후보에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만약 기업은행과 다수의 외국인 투자자 표가 손 후보에게 몰린다고 해도 우리사주조합·재단 등 우호 세력의 지지를 받는 방 후보는 최소 득표율 2위로 사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류병화/하헌형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