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북러무기거래 의심사례…러 발뺌에 제재위반 결론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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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러 선박, 컨테이너 싣고 북·러 항구 빈번 왕래
금수품 지정에도 北지도부 사치품 사용 여전…유엔, 해킹단체 '제재' 권고
北노동자 10만명 40개국 파견, 추가 파견 예상…연간 최대 11억달러 외화벌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는 북한이 유엔 제재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할 무기를 지속해서 수출하고 있다는 정황이 담겼다.
또 팬데믹 기간 크게 줄었던 북한의 교역량은 지난해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데다 벤츠 최고급 모델 등 제3국을 통한 사치품 수입 또한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엔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외 인력 파견과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관련 인물과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로 지정해 줄 것으로 권고했다.
◇ 北다연장로켓 수출 의혹…나진항 부근 지하선로엔 '중요 전략시설' 의심
작년 9월 이후 6개월 만에 발간된 이번 연례 보고서에는 북한이 러시아 등과 무기거래를 지속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의심 사례들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다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무기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이런 사례들이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패널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러시아 공격에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서방 언론 보도를 보고서에 인용했다.
또 패널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앙가라호, 마리아호 등 러시아 선박이 지난해 컨테이너를 싣고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꾸준히 오간 사실도 보고서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이들 선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북한제 무기를 운송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패널은 "위성사진이 컨테이너 속 화물을 드러내지는 않는다"면서도 컨테이너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의 탄약고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는 회원국 보고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 러시아 장교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북한산 탄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있다는 회원국 보고 내용도 전했다.
또한 나진항 북쪽으로 이어지는 선로에 'L자'형으로 꺾인 터널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해당 터널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설이 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패널은 러시아 측이 북한산 무기 수입 사실을 부인하거나 관련 의혹 사례에 답변을 주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 작년 3분기 北 교역량, 팬데믹 이전 4분의 3 수준 회복
패널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급감했던 북한의 교역이 지난해 들어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무역센터(ITC) 통계를 토대로 2023년 1∼3분기 교역량이 2022년도 전체 교역량을 넘어섰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교역량의 51% 수준에 도달했다고 패널은 분석했다.
특히 작년 3분기만 두고 보면 2019년 3분기의 76%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통계는 북한이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석유 거래 등은 제외된 수치다.
작년 1∼3분기 기준 대(對)중국 교역이 전체의 98%로 사실상 전부를 차지했으나 러시아와의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패널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가 수입이 금지된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고 명품가방을 든 장면이 빈번히 포착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며 관련 의혹에 관한 조사를 지속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수품목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최고급 세단 '마이마흐 S650'이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을 타고 등장하는 장면이 작년 말 포착돼 대북 제재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 '김수키' 등 6개 사이버공격 단체 제재 대상 지정 권고
패널은 북한이 여전히 해외 파견 노동자와 악의적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고 있다며 불법 활동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개인 1명과 6개 단체를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패널은 우선 북한 정찰총국(RGB) 소속으로 알려진 남철웅이 2013년부터 유엔 제재를 위배하는 복수의 해외사업에 관여했다는 회원국 보고를 토대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단체인 스카크루프트(ScarCruft), 김수키(Kimsuky), 안다리엘(Andariel), 라자루스그룹(Lazarus Group), 블루노로프(BlueNoroff)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줄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금전 탈취로 전체 외화 수입의 절반을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재원의 40%를 충당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는 10만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40여개국에서 식당 종업원이나 재봉, 건설, 의료, 정보기술(IT)분야에 종사 중이며 국경 재개방 시 대규모 해외노동자 추가 파견이 예상된다는 회원국 제공 정보도 소개했다.
IT 이외 분야 노동자는 연간 약 5억 달러의 수입을, IT 분야 노동자는 연간 약 2억5천만∼6억 달러의 수입을 얻은 것으로 추정했다.
패널은 또 북한이 중국, 러시아, 라오스 등 최소 5개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이를 북한에 송금할 자금을 세탁할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회원국 보고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국제사회의 안보리 대북 제재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 1년에 두 차례 활동 결과를 유엔에 보고한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현황을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보고서 권고 사항 등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내 관계기관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금수품 지정에도 北지도부 사치품 사용 여전…유엔, 해킹단체 '제재' 권고
北노동자 10만명 40개국 파견, 추가 파견 예상…연간 최대 11억달러 외화벌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는 북한이 유엔 제재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할 무기를 지속해서 수출하고 있다는 정황이 담겼다.
또 팬데믹 기간 크게 줄었던 북한의 교역량은 지난해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데다 벤츠 최고급 모델 등 제3국을 통한 사치품 수입 또한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엔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외 인력 파견과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관련 인물과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로 지정해 줄 것으로 권고했다.
◇ 北다연장로켓 수출 의혹…나진항 부근 지하선로엔 '중요 전략시설' 의심
작년 9월 이후 6개월 만에 발간된 이번 연례 보고서에는 북한이 러시아 등과 무기거래를 지속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의심 사례들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다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무기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이런 사례들이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패널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러시아 공격에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서방 언론 보도를 보고서에 인용했다.
또 패널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앙가라호, 마리아호 등 러시아 선박이 지난해 컨테이너를 싣고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꾸준히 오간 사실도 보고서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이들 선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북한제 무기를 운송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패널은 "위성사진이 컨테이너 속 화물을 드러내지는 않는다"면서도 컨테이너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의 탄약고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는 회원국 보고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 러시아 장교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북한산 탄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있다는 회원국 보고 내용도 전했다.
또한 나진항 북쪽으로 이어지는 선로에 'L자'형으로 꺾인 터널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해당 터널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설이 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패널은 러시아 측이 북한산 무기 수입 사실을 부인하거나 관련 의혹 사례에 답변을 주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 작년 3분기 北 교역량, 팬데믹 이전 4분의 3 수준 회복
패널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급감했던 북한의 교역이 지난해 들어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무역센터(ITC) 통계를 토대로 2023년 1∼3분기 교역량이 2022년도 전체 교역량을 넘어섰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교역량의 51% 수준에 도달했다고 패널은 분석했다.
특히 작년 3분기만 두고 보면 2019년 3분기의 76%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통계는 북한이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석유 거래 등은 제외된 수치다.
작년 1∼3분기 기준 대(對)중국 교역이 전체의 98%로 사실상 전부를 차지했으나 러시아와의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패널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가 수입이 금지된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고 명품가방을 든 장면이 빈번히 포착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며 관련 의혹에 관한 조사를 지속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수품목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최고급 세단 '마이마흐 S650'이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을 타고 등장하는 장면이 작년 말 포착돼 대북 제재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 '김수키' 등 6개 사이버공격 단체 제재 대상 지정 권고
패널은 북한이 여전히 해외 파견 노동자와 악의적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고 있다며 불법 활동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개인 1명과 6개 단체를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패널은 우선 북한 정찰총국(RGB) 소속으로 알려진 남철웅이 2013년부터 유엔 제재를 위배하는 복수의 해외사업에 관여했다는 회원국 보고를 토대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단체인 스카크루프트(ScarCruft), 김수키(Kimsuky), 안다리엘(Andariel), 라자루스그룹(Lazarus Group), 블루노로프(BlueNoroff)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줄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금전 탈취로 전체 외화 수입의 절반을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재원의 40%를 충당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는 10만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40여개국에서 식당 종업원이나 재봉, 건설, 의료, 정보기술(IT)분야에 종사 중이며 국경 재개방 시 대규모 해외노동자 추가 파견이 예상된다는 회원국 제공 정보도 소개했다.
IT 이외 분야 노동자는 연간 약 5억 달러의 수입을, IT 분야 노동자는 연간 약 2억5천만∼6억 달러의 수입을 얻은 것으로 추정했다.
패널은 또 북한이 중국, 러시아, 라오스 등 최소 5개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이를 북한에 송금할 자금을 세탁할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회원국 보고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국제사회의 안보리 대북 제재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 1년에 두 차례 활동 결과를 유엔에 보고한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현황을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보고서 권고 사항 등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내 관계기관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