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은 최근 화제가 된 예산시장으로 맛있는 예산을 떠올리겠지만, 추사 김정희와 윤봉길 의사를 배출한 고장인 예산은 온천과 황새로도 핫하다. 가는 곳마다 예상을 벗어나 하루가 짧은 예산으로!

예산황새공원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황새를 영물로 여겼다. 마을을 지켜주고 풍년을 가져다주는 길조로 여긴 것이다. 이런 황새는 6·25전쟁을 겪으며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는데, 1994년을 끝으로 토종황새가 멸종되었다. 1970년대 이전까지 황새가 서식한 예산에서는 2곳 이상의 황새 서식지가 확인되었으며 삽교천, 삽교평야가 자리해 황새가 서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의 ‘황새마을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예산군은 황새복원사업에 각고의 노력을 다해 2015년 봄 14마리의 황새가 태어나는 결실을 거뒀으며 2023년까지 총 111마리를 방사했다. 예산황새공원은 황새문화관, 생태습지, 사육장, 연구원실, 체험학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운이 좋으면 황새 오픈장을 자유롭게 오가는 황새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 시목대리길 62-19

덕산 메타세쿼이아길

예산으로 1박 2일 여행할 때 덕산온천단지는 제1순위로 물망에 오르기 마련이다. 뜨끈한 온천에 몸을 뉘면 근육통으로 뻐근했던 어깨, 불면증으로 노곤했던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덕산온천단지에는 온천장, 호텔, 각종 음식점 등과 함께 아는 사람만 아는 히든 스폿, 덕산 메타세쿼이아길이 자리한다. 450m에 달하는 직선거리에 양옆으로 도열한 메타세쿼이아는 바라만 봐도 청량하기 그지없다. 숲길 사이에 자리한 빨간 우체통도 시선을 끈다. 45년 만에 황새 부화에 성공한 것을 기념해 만든 ‘사랑의 우체통’으로 매년 7월 23일 써 넣은 엽서를 발송해준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동리 477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충의사에 분향하고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청청한 나이에 순국한 선생의 얼굴은 늠름하나 앳된 빛을 숨길 수 없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서 나고 자란 선생은 19세에 야학을 세워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섰고, 1931년 23세에 김구 선생의 한인애국단에 가입한다. 이듬해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 공원(현 루쉰공원)에서 폭탄을 던져 시라카와 요시노리 상하이 파견군사령관 등 일본군 수뇌부를 즉결한 선생은 만 24세, 1932년 12월 19일 일본 군부대 형내에서 총살형으로 순국했다.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에는 선생이 태어난 광현당, 성장한 저한당 등이 자리하며, 윤봉길의사기념관이 7월까지 리뉴얼에 들어가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 군청로 22

추사고택 (김정희선생유적)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실학자인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예산에서 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보인 김정희는 한국 금석학의 개조로 여겨진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금석학이란 비석에 쓰인 글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추사는 순조 16년(1816)에 당시 북한산의 무학대사 비석을 고증해 이 비가 신라 진흥왕 순수비임을 밝혀냈으며, 한국과 중국의 옛 비문을 보고 추사체를 만들었다. 선생이 나고 자란 예산의 집은 원래 53칸 규모로 1976년 일부가 복원되어 현재 김정희선생유적에서 안채와 사랑채를 만날 수 있고, 선생의 묘를 비롯해 증조부 김한신과 증조모 화순옹주의 합장무덤, 화순옹주홍문(열녀문) 등도 자리한다.
충남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61

예당호

윤슬 내려앉은 예당호의 사진을 지인에게 보냈더니, 광활한 풍경에 바다인 줄 안다.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예당호는 예산 하면 예당호, 예당호 하면 출렁다리라는 관광 공식을 만들어냈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지난 2019년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는 길이 402m, 폭 5m로 성인 3000여 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으며, 이름처럼 다리를 건널 때 출렁이는 움직임이 전해져 짜릿하다. 하루 4~5회 최대 분사 높이 110m에 달하는 음악분수와 함께 일몰 무렵에는 예당호 출렁다리에 조명이 켜지며 색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예당호 모노레일을 탑승하면 둘레 40㎞에 달하는 예당호와 조각공원, 출렁다리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충남 예산군 응봉면 후사리 39

수덕사

해발 495m의 덕숭산은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으로, 남쪽 기슭에 수덕사를 품고 있다. 수덕사는 백제시대 6세기경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삼국유사>에 백제 무왕 대 승려 혜현이 법화경을 강론하며 교학 활동을 펼친 절이었음이 기록되어 있고, 석가모니 삼불상을 모신 대웅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로 국보로 지정되었다. 고려 충렬왕 34년(1308)에 건립한 대웅전은 백제 계통의 목조건축 양식을 이은 고려시대 건물로 앞면 3칸에 모두 빗살문을 달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로 규모가 상당한 수덕사에는 불교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한 근역성보관, 선미술관도 자리해 역사 나들이 장소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이 찾는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 79

임존성

봉수산(484m) 정상부, 둥그런 능선을 따라 축성한 태뫼형 산성이 자리한다. 그 이름은 임존성, 사비성을 되찾기 위한 백제부흥군의 최후 격전지로 후삼국시대에는 고려 태조 왕건과 견훤이 전투를 벌인 곳으로도 전해진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임존성은 백제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높이 484m, 둘레 2468m에 이르며 성문 밑으로 개울물이 흐르게 하는 수구문, 우물터, 건물터가 남아 있다. 임존성은 봉수산자연휴양림 또는 대련사에서 봉수산 정상까지 등산로를 이용해 탐방할 수 있다. 자동차 이용 시 광시면 마사리회관에서 마을 뒷길로 난 임도를 이용하면 10분 정도 소요되지만, 길이 좁고 가파른 편이니 참고하자.
충남 예산군 광시면 마사리 산 28

예산시장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은 예산시장에서 말도 못 붙이는 말이다. 국민요리사, 자영업자의 멘토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그의 고향 예산에 미다스의 힘을 발휘한 결과, 예산시장은 전통시장계의 롤모델로 거듭났다.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사진=이효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지만, 점점 찾는 이가 적어져 활력을 잃어가던 예산시장은 뉴트로(뉴+레트로)의 매력을 지닌 공간으로 거듭나 주문시스템은 현대화하고, 예산의 특산물을 활용한 인상적인 먹거리,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점포들로 채워졌다. 약과, 떡, 국수, 꽈배기, 삼겹살, 전통주 등 먹는 것에 진심이라면 예산시장 골목길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지도.
충남 예산군 예산읍 형제고개로 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