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인천참사랑병원 찾아 마약 치료 현장 의견 청취
병원 측 "불법 마약 80∼90%, 약물 오남용 사례…연령대 낮아져"
박성재 "마약 중독 치료보호 기관 부족…청소년 예방교육 강화"(종합)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20일 국내에서 급증하는 마약사범, 특히 청소년층의 마약 중독 및 치료 문제 등과 관련해 "근본적 원인 해결을 위해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정책 현장 방문 일정으로 마약류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인 인천참사랑병원과 인천보호관찰소를 찾은 뒤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마약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뿐만 아니라 중독 치료·재활이 마약 범죄 대응 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문기관 치료 연계와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또 "청소년의 마약, 도박과 같은 중독 범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인천참사랑병원에서 마약 중독 치료와 관련한 민관 협력 현황 등을 보고받고 병원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지금 제가 진료하는 불법 마약 환자의 80∼90%는 모두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중독성 약물을 오남용하는 형태"라며 "우리나라 의료 접근성이 너무 좋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임상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두려움은 (마약) 연령대가 너무 낮아져 고등학생까지 퍼졌다는 것"이라며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지고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게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장관은 "중독 범죄는 재활 치료가 처벌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정책들이 잘 반영되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인천참사랑병원은 지난해 인천지검과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소년 대상 마약류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인천에서 적발된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22년 72명에서 지난해 329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천 전체 마약사범 중 청소년 비율도 지난해 11.8%를 기록해 2018년 1.7%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인천지검은 청소년 마약 투약 사범이 치료받을 수 있을지 확인하는 판별검사를 병원에 의뢰하고, 치료가 적합한 청소년에게는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검찰로부터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마약 투약 청소년 4명은 매주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심리 치료를 받아 약을 계속 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인천보호관찰소를 찾아 마약사범 증가 추이, 지도·감독의 주요 내용, 신종 검사 도구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