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넥서스A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대륙아주 출범식'에서 AI 대륙아주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이재원 넥서스A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대륙아주 출범식'에서 AI 대륙아주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20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공개했다. 대륙아주는 이날 서울 강남구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AI 대륙아주' 출범식을 개최했다.

AI 대륙아주는 네이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개발은 리걸테크 벤처기업 넥서스AI가 맡았다. 로펌이 AI 법률상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대륙아주는 이용자에게 기초적 법률 지식을 제공하는 참고용으로 제작됐다. AI 대륙아주를 이용하더라도 전문 상담은 반드시 변호사와 함께 해야 한다. AI 대륙아주가 제시하는 답변 가장 하단에 '변호사와의 상담을 추천한다'는 문구가 표시된 이유다.

AI 대륙아주를 개발한 이재원 넥서스AI 대표는 "사건번호가 안 맞거나 (법률) 조항을 틀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AI 대륙아주를 시험한 결과 100점 만점 중 88점이 나왔다. 100개 질문 가운데 12개는 틀린 답을 내놓은 것이다. 답을 맞힌 88개 질문 중에서도 23개 정도는 완성도가 다소 떨어졌다.

AI 대륙아주는 이날 출범식에서 △친동생과의 채무문제 △수사 중 해외 출국 △음주운전 재범 실형 여부 등에 관한 법률상담 시연에서 비교적 정확한 답변을 내놨다.

돈을 빌려간 사람이 갚지 않을 경우 가압류를 먼저 할지,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우선할지 묻는 질문에는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답변은 △질문 키워드 추출 △관련 법률 검색 △유사 사례 검색 △핵심 내용 정리 등을 거쳐 생성된다.

대륙아주는 법률상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내 법체계·판례에 관한 데이터와 이해도를 갖춘 토종 AI를 선택했다.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3.5와 비교한 결과 하이퍼클로바X의 한국어 인식 능력이 더 뛰어나 상대적으로 정확한 답변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넥서스AI는 인터넷에 올라온 여려 유형의 질문 중 '호빠(호스트바) 실장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잠수를 탔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내용의 사연을 입력했다. 그러자 챗GPT는 '호빠 실장'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 반면 AI 대륙아주는 '호빠 실장'의 뜻을 정확하게 인식해 답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다만 잘못된 답변을 내놓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다. 한 사안을 놓고 질문이 5개를 넘어갈 경우에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이 로톡 사례처럼 문제삼을 가능성도 있다. 변협은 이미 대륙아주에 '무료 AI 법률상담이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변호사가 법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검수하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출범식에서 "검토한 바로는 변호사법과 관련해 문제 소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규정의 해석상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추후 변협에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지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대륙아주는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과 성능 개량 등을 거쳐 완성도를 더 높일 전망이다.

대륙아주와 넥서스AI·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출범식에 앞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오늘 저희가 선보인 서비스는 완성된 형태라기보다 이제 시작하는 서비스"라며 "LLM(거대언어모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익히면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