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마르코스 대통령 만나…'남중국해 분쟁' 대응책 논의
美 블링컨, 필리핀서 '中견제' 천명…"철통같은 방위 책무 지녀"(종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동맹국' 필리핀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은 이날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는 필리핀의 안보와 경제뿐 아니라 미국과 전세계의 이익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필리핀과 함께하면서 철통같은 방위 책무를 지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물리적 충돌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린젠 대변인은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중국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필리핀과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블링컨은 이날 오후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예방했다.

블링컨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동맹으로서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필리핀 안보에 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이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2022년 8월 마닐라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만나 동맹 강화 및 에너지·무역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미국과 필리핀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동맹을 맺었다.

이어 2014년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와 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팔라완의 안토니오 바우티스타, 팜팡가주의 바사, 세부의 베니토 에부엔, 민다나오섬의 룸비아 등 공군 기지 4곳과 누에바 에시아주의 포트 막사이사이 등 5곳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했다.

양국은 이어 지난해 2월 북부 카가얀주의 카밀로 오시아스 해군 기지와 랄로 공항을 비롯해 이사벨라주의 육군 기지 및 팔라완 부근의 발라박섬 등 전력 지역의 군 기지 4곳을 미군이 사용하는 데 추가로 합의했다.

한편, 양국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필리핀에서 만나 현지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군 기지의 병참 역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했다고 일간 필리핀 스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