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옛 대덕연구단지) 연구 성과를 사업화할 국가산업단지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최근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을 완료했고, 측량 및 토질조사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연구단지 성과물을 기업과 매칭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는 목표다.
대덕특구 배후 '탑립·전민 산단' 내년 착공
대전시는 유성구 탑립·전민지구 일대 80만7400㎡ 규모에 5450억원을 투입, 2027년까지 탑립·전민지구 국가산업단지를 준공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올해 안에 정부의 산업정책심의위원회와 특구위원회 심의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 산단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기능과 우수한 정주 환경을 기반으로 조성된다. 주력 유치 업종은 메디 바이오, 인공지능, 드론,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 및 정보통신 업종이다.

1973년 대덕연구단지로 출발한 대덕 특구는 2005년 연구개발특구로 다시 지정됐다. 재지정 후 현재와 비교해 보면 기술 이전은 611건에서 5972건(9.8배), 특구 입주 기업은 687개에서 9293개(13.5배), 코스닥 상장 기업은 11개에서 115개(10.5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덕 특구에 기업을 유치할 부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기업이 없다 보니 연구인력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인력 유출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 산단은 도심형 산단이어서 주거환경을 산업 및 연구시설 용지와 배치해 연동할 수 있다”며 “직주근접형 산단으로 개발해 기업 및 인력 유치에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탑립·전민 국가산단은 교통 여건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IC에서 약 4㎞ 이내에 있는 사통팔달의 요충지다. 신설 예정인 회덕 IC와도 초근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전시는 인근인 유성구 교촌지구 일대에 530만㎡(약 160만 평) 규모의 나노·반도체 중심 산업단지 개발도 예정돼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덕연구단지와 인접해 있다는 이점이 있다. 차량으로 10분 이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20여 개 정부출연연구원이 즐비하게 있다. 산업단지가 준공되면 전국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생산유발효과 2611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879억원, 소득 유발효과 540억원, 고용유발효과 1554명이 발생할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대전시는 민선 8기 들어 산업단지 ‘500만 평+α’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26년까지 유성구 장대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5개 지구를 포함해 총 2030년까지 20개 산업단지를 기업 맞춤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간을 다투는 연구단지 성과물이 기업과 만날 수 있는 첨단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업단지 인근에 머물며 생활할 수 있는 미니 자족도시 산단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