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냥이' 아플 때 병원 안가고 앱 켠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 동물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휴대폰 앱을 통해 진료받을 길이 열렸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에이아이포펫은 18일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대상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는 것은 한국에선 처음이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갈등 조정형 규제샌드박스 1호 과제로 선정돼 규제가 일부 풀리며 실증사업 방식으로 서비스가 허용됐다.

비대면 진료는 수의사가 직접 초진한 반려동물의 재진에만 우선 허용된다. 에이아이포펫이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건강 상태를 의사가 원격으로 살피는 방식이다. 앱에 반려동물 사진 또는 영상을 올리면 수의사가 진료 전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한다. 진료비는 1만5000원. 안과 질환부터 적용된다.

현행법상 수의사의 비대면 진료는 불법이다. 코로나19 때도 반려동물 진료는 대면으로만 이뤄졌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할 경우 오진, 약물 오남용 등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말을 못 하는 동물의 특성상 보호자의 증상 설명만으로 동물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가 시작되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실증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에이아이포펫은 2022년 8월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지만 심의가 한참 지연됐다. 수의사회와 민간 전문가, 대한상공회의소, 관계부처가 모여 협의회를 구성해 여섯 차례의 논의를 거친 뒤에야 실증사업안이 도출됐다.

이번 실증사업 결과에 따라 반려동물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는 “반려동물 원격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