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에게 입양보낸 뒤 행방불명된 진티즈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A씨에게 입양보낸 뒤 행방불명된 진티즈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유기견과 유기묘를 학대하기 위해 입양하다 경찰에 입건된 20대 남성 A씨에 대해 동물보호단체가 엄벌을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5일 캠페인 플랫폼 캠페인즈에 '반려동물 임시보호 입양 학대자의 엄벌을 촉구한다'는 글을 게재하며 "반려동물을 상습적으로 입양하고 학대한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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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에 따르면 A씨는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며 임시보호 또는 입양이라는 명목하에 다수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데려갔다.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등을 이용해 입양을 받았고, 이후엔 보호자들에게 "잃어버렸다"고 하거나 아예 연락을 끊는 수법을 반복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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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입양 간격은 한 달 또는 수일 정도로 짧았다. 또한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전화번호도 매번 바뀌었다.

A씨의 행각은 몇몇 구조자들이 이상함을 느끼면서 밝혀졌다. 믹스견 소망이를 구조했던 B씨는 강아지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려 A씨에게 연락했고, 이후 휴대전화 너머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B씨가 의아해하자 A씨는 "소망이가 사료를 급하게 먹다 목에 걸려서 손가락으로 빼준 뒤부터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B씨는 "동물병원에 데려가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전화했지만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가 '법적 대응'을 언급하자, 그제서야 A씨는 "소망이를 산책시키다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했고, 이후 "소망이를 목욕시키고 털을 말리는데 손을 물어서 목을 졸랐다"고 살해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소망이는 구조 당시 짖지 않는 등 순했고, 갓 이갈이를 시작할 무렵이었다는 점, A씨의 손에는 상처가 없었다는 점에서 A씨가 이유 없이 소망이를 살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에게 입양이 됐다가 살해당한 동물은 10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제 손에 죽은 아이들이 좀 있다"며 "사료를 안 주고 방치해서 죽은 아이들이 20마리"라고 말했다. 특히 "18마리는 목을 졸랐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카라는 "A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지만 안 씨는 구속되지 않았다"며 "그는 지금도 얼마든지 동물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입양 학대를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촉구와 함께 "엄벌 탄원 서명에 많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A씨는 경찰조사에서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당해 스트레스가 컸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