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사진=한경DB
현주엽/사진=한경DB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이 휘문고 농구부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방송 출연 등을 이유로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자신의 자녀들을 지도하는 농구부 코치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3일 만에 "곧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입을 열었다.

현주엽 소속사 티엔엔터테인먼트는 16일 "지난 13일 보도된 현주엽 감독에 대한 여러 의혹에 관련하여 입장 표명을 위해 준비 중"이라며 "부디 입장 발표 전까지 억측이나 추측성 보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현주엽은 1994년 휘문고를 졸업했고, 지난해 11월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현주엽에 대한 의혹은 서울시교육청에 '현 감독이 휘문고 농구부에서 전횡을 저지르고 있다'는 요지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탄원서에는 현주엽의 휘문고 농구부 운영 소홀, 겸직 특혜 의혹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휘문고 측에 사실관계 확인 및 답변을 요구했고, 다음 주 내에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주엽은 90년대를 대표하는 농구 스타로 은퇴 후 방송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대식가의 면모를 뽐내는 '먹방'으로 활약했다. 개인 유튜브 채널 '먹보스 쭈엽이'를 운영 중이며, 티캐스트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도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다.

통상 고교 농구부 감독은 지도자 업무만 전임으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교장의 재량에 따라 겸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주엽의 경우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방송, 유튜브 등의 외부 일정을 제한 없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한국일보는 현주엽이 매주 목요일 농구부 훈련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현주엽이 불참한 연습 경기에서 한 선수가 부상을 입었는데,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학생은 눈 부위가 크게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지만, 코치진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학부모가 농구 코트에 들어와 수습한 뒤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주엽이 본인 아들 2명이 소속된 휘문중 농구부에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현주엽이 농구부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상황판 작성을 자기 아들만 맡는 것 같다고 항의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이뤄진 통화에서 현주엽은 휘문중 코치에게 "내가 하도 열이 받아서 전화했다"고 말하면서, 코치가 현주엽을 "아버님"이라고 부르자 "야, 내가 아버님이냐, 너의 선배로 전화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에 대해 현주엽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방송 활동은 감독 부임 후 더 늘리지 않았고, 촬영 역시 일과 시간 이후나 주말을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아들의 일에 대해서도 "정해진 일이 있어서 항의했다"고 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