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짜리 테이프 팔찌 실화에요?"…대체 이런 걸 왜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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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짜리 투명 테이프 모양 팔찌
명품은 이런 걸 왜 팔까
치킨 배달용 박스 가방부터 편의점 종이봉투까지
보테가베네타·생로랑·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가 일상용품 닮은 제품 파는 이유
명품은 이런 걸 왜 팔까
치킨 배달용 박스 가방부터 편의점 종이봉투까지
보테가베네타·생로랑·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가 일상용품 닮은 제품 파는 이유

명품 브랜드들은 종종 일상 생활용품을 본뜬 제품을 내놓는다. 앞서 ‘생로랑’은 치킨 배달용 종이 상자와 닮은 ‘테이크어웨이 박스(Take-away Box)’ 핸드백을 팔았다. ‘셀린느’는 마치 슈퍼마켓 비닐봉투처럼 생긴 가방을, ‘캘빈클라인’은 설거지할 때나 쓰는 분홍 고무장갑을 본뜬 장갑을 출시한 적이 있다. 지난해 ‘보테가베네타’가 신제품으로 내놓은 가방은 편의점 종이봉투로 오해받을 법한 디자인이다. 투명 테이프 팔찌를 내놓은 발렌시아가는 상습적으로(?) 일상용품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쓰레기봉투에서 착안한 소가죽 가방인 '쓰레기 파우치', 감자칩 과자 봉지 모양을 본뜬 클러치 백 등을 판매했다. 올해 봄 컬렉션에서도 수건을 두른 듯한 디자인의 남녀 공용 '타월 스커트'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도대체 써먹을 일 없어 보이는 이같은 제품들을 대체 왜 내놓는 것일까.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일상의 평범한 시각에 기반해 어디까지 평범한 것이 패션이 될 수 있는지 늘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고급 브랜드의 로고와 멋진 프린트가 들어가 있지만 어쨌든 기본 디자인은 누구나 다 아는 물건이다. 이 사소한 제품 디자인이 명품 브랜드의 선택에 따라 사소하지 않은 제품으로 바뀌고, 이같은 변신 자체가 ‘혁신’이라는 게 디자이너들의 설명이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이 독특하고 비싼 제품들이 팔릴까 의문이겠지만 간혹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다”면서도 “사실상 팔리지 않아도 문제될 건 없다. 이런 제품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전세계 고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은근히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서 활동하는 한 패션 인플루언서가 발렌시아가 투명 테이프 팔찌를 실제로 착용한 모습을 공개하자, 해당 영상의 조회 수가 800만 회를 넘어서는 진기록을 보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