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다.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철강산업 노동자의 표심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회사였고,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회사로 남아 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강 생산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철강 생산능력을 합치면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라선다.

미국 정치권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핵심 산업을 일본에 넘겨준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이번 인수합병(M&A)에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백악관도 국가안보에 중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US스틸의 역할을 감안할 때 이 거래를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US스틸 주가는 이날 곤두박질쳤다. 뉴욕증시에서 12.77% 하락한 40.6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US스틸은 이번 인수와 관련한 특별 주주총회를 다음달 12일 열 예정이다.

일본제철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CIFUS에 계류 중인 사건을 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보다 오는 11월 대선을 우선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앞서 지난 1월 31일 교통산업 노동자 단체인 팀스터스와 면담한 이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우리는 (1기 재임 기간에)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며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