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대한민국 제1주적' 선언, 한류·남한 동경이 체제 위협수준 올랐기 때문"
안보실장, '재러 한국인 체포'에 "한러 양국간 협의 진행중"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14일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현재 양국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날 SBS 뉴스에 출연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발표 이전에 한러 당국 간 소통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 협의 상황에 대해서는 "러시아 측의 조사 방향이라든가 진행 상황을 좀 보면서 효과적으로 영사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장 실장은 또 "북한이 우리나라를 '제1의 주적'이라고 선언한 것을 굉장히 흥미 있게 봤다"면서 "북한이 체제 정통성과 명분에 지장이 가는 것을 감수하고 우리나라와 '절연'을 선언한 것은 북한 내의 한류나 남한에 대한 동경이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명분에 있어서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남한과 절연하는 것이 체제 유지를 위해 오히려 필요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어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일종의 맞대응 내지 반발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하고 "향후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만반의 대응 계획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최근 북한의 군사 훈련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지역에서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등이 있었는데, 이중 GPS 교란에 대해서는 민간 선박이나 항공기에 피해가 없도록 군과 관계 당국이 합동으로 긴밀히 대처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실장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좀 더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통화 스와프 출범, 화이트리스트 복원, 한미일 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과거사 문제가 미진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제 양국 관계가 발전하면서 역사가 남긴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과거사 문제를 직시하고 전향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설이나 칼럼들이 꽤 많이 나오는데, 과거 한일관계가 아주 바닥일 땐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와 인정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결성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단독으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