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정점 이후 줄었지만 지난 1년여간 8만그루 이상 고사

제주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제주 산림 여전히 괴롭히는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7만5천그루를 제거했으며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7천그루를 더 제거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3∼2014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총 6만9천그루였으나 2013년 전국적인 확산으로 제주에서도 2013년 10월∼2014년 9월 54만6천그루의 고사목이 발생, 소나무들이 붉게 타들어 말라갔다.

이후 고사목은 51만4천그루(2014년 10월∼2015년 9월), 48만5천그루(2015년 10월∼2016년 9월), 28만9천그루(2016년 10월∼2017년 9월), 23만4천그루(2017년 10월∼2018년 9월), 14만4천그루(2018년 10월∼2019년 9월) 등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2019년 10월∼2020년 9월 8만2천그루, 2020년 10월∼2021년 9월 5만5천그루, 2021년 10월∼2022년 9월 5만그루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주도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재선충병 예방을 위해 2만7천370㏊에 있는 소나무에 나무주사를 놓았고 1만5천710㏊에 대해 항공방제를 했다.

그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투입된 예산만 2천832억원이 넘는다.

재선충은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없지만, 재선충과 공생관계에 있는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이동한다.

재선충은 나무에 침입하면 빠르게 증식해 물관부를 막고 나무를 고사시키며, 한번 감염되면 100% 나무를 죽게 만든다.

매개충은 쇠약한 나무나 고사목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데, 이 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돼 있을 경우 부화한 유충이 이듬해 성충이 되면서 재선충을 몸에 지니게 된다.

4∼9월에 재선충을 지니고 탈출한 매개충은 건강한 소나무의 어린 가지를 갉아 먹고, 이때 다시 재선충이 나무에 침입한다.

다수의 매개충이 산림 내에서 이 같은 반복과정을 거치면서 재선충병이 퍼지게 된다.

재선충 발생지역에서 방제작업이 이뤄졌지만, 재발하는 비율이 높아 재확산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제주 산림 여전히 괴롭히는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제주도는 도내 목재생산업 85곳, 조경업체 188곳 등을 대상으로 봄철 소나무류 이동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재선충병 방제 목적 외에 소나무류 이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조경수목이나 분재는 재선충병 미감염 확인증을 부착해야 이동할 수 있다.

위반사항 적발 시에는 관련 법에 따라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나무를 이동하고자 할 경우 미감염 확인증 발급 등 적법한 절차에 따르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