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물가안정을 위한 식품업계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물가안정을 위한 식품업계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요 식품 기업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아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제품 가격은 과거 인상된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가격 조정 필요성을 요구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3일 오후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19개 식품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 열었다. 이날 자리엔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롯데 웰푸드, 농심, 동원F&B, SPC삼립, 매일유업, 동서식품,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식품, 풀무원, LG생활건강, 대상, 빙그레, 샘표식품,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삼양사 등 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한 차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주요 곡물·유지류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인상된 식품 가격이 지속 유지되는 것을 두고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의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100)는 지난해 3월 170.1로 고점을 찍은 뒤 점차 낮아져 지난 2월 113.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지류의 세계식량가격지수도 251.8에서 120.9로 하락한 상태다. FAO는 곡물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하고 있다.

한 차관은 “코스피에 상장된 식품기업 37개 사 중 23개 사는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개선됐다”며 “소비자관점에선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농식품부는 민생 품목 관련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되면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업계 애로사항과 규제 개선도 논의됐다. 농식품부는 업계의 원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원당과 커피생두, 감자 등 27개 식품 원재료에 대해 지난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종료 예정이었던 면세농산물 등의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 상향 및 공제율 확대, 커피·코코아에 대한 부가가치세 10% 면제도 연장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용도별 가격 차등제에 신규 참여하는 유업체에 대해선 가공용 원유를 낮은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업체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가공용 원유 용도를 치즈용, 아이스크림용, 분유용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