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엔 젤렌스키 초청해 회담
에르도안 "푸틴, 3월 이후 튀르키예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월 이후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외국 대사들과 한 만찬에서 "우리는 흑해 연안 2개 이웃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지난 8일 이스탄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은 바 있고, (튀르키예) 지방 선거 뒤에는 푸틴 대통령을 맞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튀르키예 지방 선거는 이달 31일 실시된다.

그에 앞서 이달 15~17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5선을 노리는 러시아 대선이 예정돼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앞서 앙카라 주재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4월 말이나 5월 초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대선 전에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흑해를 통한) 곡물 교역이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를 고려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는 전쟁 종식 방안과 흑해 곡물 수송 등을 논의했다.

그는 이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모두 참여하는 평화 정상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하는 데 대해 "이는 '문명국가들'이 '정의로운 세계 수립'에 관한 계획을 마련한 뒤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먼저 종전 조건에 합의한 뒤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서방·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흑해 곡물 협정을 주선하는 등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뒤인 2022년 3월에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을 골자로 하는 평화 협상이 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열렸으나 타결은 불발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세계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협정' 연장 합의를 유엔과 함께 이끌어낸 바 있다.

에르도안 "푸틴, 3월 이후 튀르키예 방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