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m 판석…유족회장 "곁으로 모시지 못한 원통한 영령들"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위무하는 무명신위 위패도 봉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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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공원의 희생자 위패봉안실에 12일 4·3의 아픔을 전하는 이러한 문구와 함께 무명의 희생자들을 위한 '4·3희생자 무명신위'가 설치됐다.

무명의 제주4·3희생자 위패조형물 봉안
4·3희생자 무명신위는 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3m가량 높이의 오석 판석으로 제작됐다.

김창범 4·3유족회장은 제막식에서 "우리 곁으로 모시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쓰러져간 원통한 영령님들이 피맺힌 한을 내려놓기를 서원 드린다"며 "후손들은 영령님들의 고결한 희생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7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1만이 넘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아직도 찾지 못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예우를 갖춰 잊힌 영령들의 넋을 추모하고 기리고자 한다"며 "무명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격을 높이고 남은 진상규명과 4·3 정명(正名) 찾기,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제막식에 앞서 관음사에서는 무명의 4·3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법회 등이 봉행됐다.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정부는 4·3 당시 제주에서 약 2만5천∼3만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1만5천명가량만 희생자로 결정되거나 신고됐고 나머지 1만명에서 1만5천여명의 희생자는 신고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