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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제위원끼리 조직 꾸려…2000문항 팔아 6.6억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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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사교육 카르텔' 감사 결과
    56명 수사 의뢰

    재작년 '판박이' 수능 영어 23번
    EBS 교재 감수한 대학교수가
    해당지문 무단으로 사용해 출제

    교사가 '문항 장사' 출판사 차려
    교원 35명 동원…19억 매출도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가 사교육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 제공한 뒤 금품을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EBS 수능 연계 교재를 빼돌린 뒤 변형 문항을 ‘일타 강사’에게 전달한 교사도 적발됐다.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별도 조직까지 꾸려 문항 유출

    출제위원끼리 조직 꾸려…2000문항 팔아 6.6억 챙겼다
    감사원은 11일 이런 내용의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이뤄졌다.

    이번 감사로 위법성이 적발돼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사람은 56명이다. 현직 교사(27명)와 학원 관계자(23명)를 비롯해 전직 입학사정관(1명), 대학교수(1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4명) 등이 포함됐다. 적용된 혐의는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 수증죄 등이다.

    위법 사항으로는 수능 출제 또는 EBS 수능 연계 교재 집필에 참여한 교사가 사교육업체와 문항을 거래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수능과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다수 참여한 한 고교 교사는 합숙 중 알게 된 교사 8명과 문항 공급조직까지 꾸려 문제 유출에 나섰다. 이들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000여 개 문항을 만들어 사교육업체에 전달한 뒤 6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교 교사 E씨는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공동 경영하면서 현직 교사 35명으로 문항 제작팀을 구성한 뒤 사교육업체와 유명 학원강사들에게 문항을 넘겨 18억9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교사는 공무 외에 영리행위가 금지되고, 소속 기관장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2016년 한 학원 강사는 6월 모의고사 문제를 사전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수능 영어 23번 의혹 사실로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3학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과 관련한 인사도 포함됐다. 이 논란은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불거졌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23번 문항에 쓰인 ‘too much information(투 머치 인포메이션·TMI)’ 지문은 2022년 3월 고교 교사 A씨가 이듬해 1월 출간될 EBS 수능 연계 교재에 지문으로 수록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대학교수 B씨가 이 교재의 감수를 맡으면서 TMI 지문을 알게 됐으며,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지문을 23번 문항에 출제했다. 유명 학원강사 C씨는 TMI 지문의 원 출제자인 A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원을 통해 이 문항을 받아 9월 모의고사 교재에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영어 23번 문항과 얽힌 A씨, B씨, C씨 간 3자 유착 가능성은 적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문 출제 과정에서 평가원의 부실 대응도 드러났다. 평가원 영어팀은 TMI 지문 문항이 수능에 중복 출제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원은 또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 들어왔지만 이를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 밖에 현직 교사가 EBS 영어 수능 연계 교재 파일을 교재 출간 전에 빼돌려 변형 문항을 제작한 뒤 학원 강사에게 전달해 5억8000만원을 받고, 사교육업체에 공급한 문항을 학교 중간·기말시험에 출제한 사례가 적발됐다. 현직 입학사정관이 사교육업체에 취업해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를 해주고 금품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품을 받았다고 확인된 다수 교원에 대해 감사위원회 의결 이후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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