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400억원 이상 투자, 100명 이상 고용 협약
제주산 감귤, 미국 월마트 간다…FBH, 가공품 수출 추진
제주산 감귤이 미국 월마트로 수출될 전망이다.

다만 원물 그대로가 아니라 선키스트(Sunkist) 브랜드를 단 가공품으로 수출된다.

선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오렌지 재배 농가들이 모인 청과물 업계 세계 최대의 협동조합으로, 기업에 상표 이용을 허락하고 사용료를 받는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10일 과채류 가공품을 생산 판매하는 국내 벤처기업인 에프비홀딩스(FBH)와 제주 가공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에프비홀딩스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공장 설립 등에 총 4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서울에 있는 본사를 제주로 이전해 최소 100명 이상의 지역 주민을 고용하기로 했다.

도는 이 회사의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행·재정적 지원을 한다.

에프비홀딩스는 내년 9월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감귤 알맹이만 뽑아내는 청크공장을 짓고 1차 생산설비를 갖춰 연간 약 1만t 정도의 제주산 감귤 컵과 통조림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생산한 제품은 국내는 물론 선키스트 브랜드로 아시아 및 미국 월마트(Walmart), 크로거(Korger) 등에 공급된다.

이 회사는 제주 공장의 생산설비를 최종적으로 3개 라인까지 증설할 방침이다.

이처럼 프리미엄급 제주산 감귤 가공품을 중국산이 독점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수출함으로써 제주도의 농산물 수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프비홀딩스는 제주도에 감귤 외에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세계 시장으로 판매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를 공동 제작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주산 감귤, 미국 월마트 간다…FBH, 가공품 수출 추진
오영훈 도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감귤산업은 제주 경제의 뿌리이자 상징이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와 유통 구조의 한계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에프비홀딩스는 감귤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제주 감귤의 미래를 빛낼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오 지사는 이어 "에프비홀딩스의 미국 내 유통 채널과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일원화된 시스템을 통해 제주 감귤은 세계적인 K-푸드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준 에프비홀딩스 대표는 "제주 감귤청크공장 건설은 60여년 감귤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감귤농업의 4차산업혁명이자 제주도의 진정한 6차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권 대표는 "중국산 감귤통조림의 한국시장 100% 점유 상태를 국산 100% 시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중국산 감귤 통조림의 시장 독점을 깨고 프리미엄급 제주산 통조림을 전 세계로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선키스트 브랜드 과채 가공품에 대한 아시아 및 해외지역 사용권자인 에프비홀딩스는 설립 다음 해인 2020년 벤처기업인증을 받았다.

현재 감귤, 사과, 파인애플, 망고를 활용한 선키스트 후레쉬 컷 프루트 및 퓨레 상품 7종과 비타와 젤 상품 4종, 프루트 메이트 상품 3종 등을 국내 마켓컬리,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편의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월마트,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샘스클럽, 헬스·뷰티 유통업체 A.S 왓슨 그룹 등 글로벌 유통 체인을 통해 미국과 중국 등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