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피가 묻어있어요" 미국 이론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 분)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해리 트루먼(게리 올드만)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듯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는 오펜하이머를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트루먼은 말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었던 일본인들이 핵폭탄을 누가 만들었는지, 그 딴거 신경이나 쓸 거 같소? 그들에겐 투하명령을 내린 사람만이 기억될 거요. 내가 투하명령을 내렸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소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힘없이 걸어나가는 오펜하이머를 쳐다보던 트루먼은 보좌관에게 말한다. “저 울보를 다시는 여기 들이지 말게".
영화 <가여운 것들>은 실험 대상이던 그녀가 인간으로 우뚝서기까지 여정을 그린다. <더 랍스터>(2015), <킬링디어>(2017),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2018)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뒤틀린 세계를 ‘조작’해냈다. 그 결과물은 전작들보다 밝고 환상적이다.
벨라의 탄생엔 비극이 있지만 그녀는 모른다. 대부분의 영화 주인공들이 지난 날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동력으로 삼는 것과 달리, 그녀에겐 그림자가 없다. 편견이나 좌절, 자기혐오를 겪지 않았기에 의지를 꺾지 않는다. 짖궂은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이 세계 여행으로 유혹할 때 벨라는 덜컥 걸려든다.
바비랜드에는 다양한 바비가 함께 살아간다. 인종이나 체형은 제각각이다. 트랜스젠더 장애인 임산부 등 개성 넘치는 바비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완벽하다. 자기를 바라봐주길 기다리는 켄들을 뒤로한 채, 밤마다 '여자들의 파티'에서 춤과 노래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평온했던 일상은 어느 날 마고 바비가 인간처럼 변하며 틀어진다. 하이힐에 맞춰 까치발 형태였던 발은 평평해지고, 군살 하나 없이 날씬했던 몸엔 셀룰라이트가 붙는다. 이상 증세의 원인이 현실 세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켄(라이언 고슬링 분)과 함께 현실로 떠난다.
1969년에서 1970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이한 바튼 아카데미는 집으로 갈 수 없는 학생 다섯 명과 그들을 관리할 선생, 주방장만을 남겨두고 문을 닫는다. 새하얀 눈밭으로 변해버린 교정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이들은 명절날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외로움, 원치 않는 이들과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괴로움을 끌어안고 서로를 향해 날 선 감정들을 쏟아 놓는다. 학생들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역사 선생 폴 허넘이 자신들의 관리 담당 선생이란 사실에 치를 떨지만 폴은 아이들의 투덜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엄청난 양의 과제와 엄격한 규율로 학생들을 옴짝달싹 못 하게 옥죈다.
하야오 빼닮은 소년···판타지에 자신의 삶 담아낸 日 애니 거장 하야오가 은퇴를 번복하고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개봉일 오전 9시 현재 예매 관객 수가 약 30만6000명에 달했다. 전작인 ‘바람이 분다’를 국내 극장에서 본 관람객 수(10만6546명)의 약 3배 수준이다. 이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이 작품이 먼저 개봉한 이후 전작과는 달리 하야오 작품답게 어른이 아닌 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현실이 아닌 이세계(異世界)가 주로 펼쳐진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거장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 영화를 만들 일이 없었다면 좋았을 겁니다.”1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엠스티슬라브 체르노프 감독이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한 채 던진 말이다. ‘마리우폴에서의 20일’로 장편 다큐멘터리상에 선정되며 생애 첫 오스카를 거머쥔 그는 영광의 자리에서 왜 이런 수상소감을 밝혔을까. "영화는 기억을, 기억은 역사를"우크라이나 영화 역사상 첫 아카데미 수상작인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포위된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남아 있던 종군기자 취재팀이 기록한 현장의 참사를 담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는 역사와 맞바꿀 수 있다면 이 상을 교환하고 싶다"는 그의 이어진 소감에 관객석에 앉아 있던 할리우드 스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갈채를 보낸 이유다.체르노프 감독은 이날 영화가 가진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인들을 향해 "역사와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역사를 바르게 기록하는 일과 진실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역사를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수상의 기쁨뿐 아니라 여러 감정이 표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가 소신을 밝히는 장(場)으로도 활용된 순간이다. “놀런은 천재적”…“이 역할, 내가 원했어”이날 시상식에선 체르노프 감독뿐 아니라 수상자들의 다양한 소감이 이어졌다. 작품상을 비롯해 7개 부문을 싹쓸이한 ‘오펜하이머’ 수상소감은 흥분 그 자체였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킬리언 머피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일관했던 영화에서와 달리 활짝 웃으며 "지난 20년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고 밝혔다.특히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 대한 감사가 이어졌다. ‘오펜하이머’ 음악감독으로 음악상을 받은 루트비히 고란손은 현악기를 중심으로 음악을 만든 것을 두고 "바이올린을 사용하는 건 놀런 당신의 아이디어였다"며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내와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인 엠마 토마스는 작품상 수상소감으로 "너무 오래 이 순간을 바라 왔고,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유일하고 천재적인 놀란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했다.오펜하이머와 대립하는 루이스 스트로스 역할로 남우조연상에 호명되며 데뷔 첫 오스카상을 수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비밀을 하나 털어놓자면 내가 이 역할을 원했다"면서 "제작진과 출연진, 놀런 감독이 이를 알아봤다"고 했다. "드레스가 뜯어져"…"Happy mother's day!"릴리 글래드스턴, 샌드라 휠러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받은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이 쉰 목소리로 건넨 첫 마디는 "드레스가 뜯어져 버렸다"였다. 앞서 핫핑크 수트를 빼입은 라이언 고슬링이 자신이 켄으로 연기한 영화 ‘바비’의 주제곡 ‘아임 저스트 켄’을 열창할 때 자신도 지나치게 흥분을 했다는 것. 자신에게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라라랜드’에서 함께 연기한 인연을 넌지시 드러낸 스톤은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만들어준 ‘가여운 것들’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게 "벨라 벡스터로 살게 해 줘 감사하다"고 전했다.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워 이즈 오버! (War is over!)’의 수상소감도 웃음을 자아냈다. 비틀스 멤버 존 레넌과 그의 부인인 오노 요코의 음악과 반전 메시지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영화가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총괄 제작자이자 존 레넌의 아들인 션 레넌이 "Happy mother's day! (어머니의 날 축하해요!) 오노 요코"라고 외쳤다. 비록 시상식이 미국에서 열렸지만, 이날이 영국에선 어머니의 날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킬리언 머피가 영화 ‘오펜하이머’로 생애 첫 아카데미(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머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머피는 ‘오펜하이머’에 대해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영화 오펜하이머 리뷰] https://www.arte.co.kr/stage/review/article/2425 1996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단번에 수상까지 하는 영광을 안았다. 머피가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지난해 ‘오펜하이머’가 개봉한 이후부터 줄곧 이어져 왔다. 그는 올해 초 영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등에서 잇따라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이런 예상에 무게를 실었다. 머피를 제치고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가져간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오메티가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오펜하이머의 무게감을 이기지 못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오펜하이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한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오펜하이머 역을 소화한 머피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선 세상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는 무기를 개발해야 하는 과학자로서의 고뇌를 사실적으로 소화했다는 평을 들었다.1976년 아일랜드의 교육계 집안에서 태어난 머피는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음악과 연극에 더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연극 무대와 단편영화, TV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배우 경력을 쌓았다. 좀비 영화 ‘28일 후’(2002) 주인공을 맡아 널리 알려졌다. 놀런 감독과 의 인연은 2005년 시작됐다. ‘배트맨 비긴즈’ 정신병원 원장 조나단 역을 소화하면서다. 이후 ‘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 ‘덩케르크’(2017) 등에서 잇따라 조연으로 활약하다 ‘오펜하이머’로 주연을 꿰찼다. 머피는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BBC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2013∼2022) 등이 대표작이다. 머피는 연기파 배우로 꼽히지만, 상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2006년 골든글로브에서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 지난해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 시상식에서 ‘피키 블라인더스’로 각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는 ‘오펜하이머’로 미국 아카데미를 포함한 굵직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싹쓸이하면서 ‘28년 무관’의 한을 풀게 됐다. 김보라 기자 삼수 만에 남우조연상 받은 로다주!"비밀이지만, 난 원래 오펜하이머 역할 원했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31년 전에 놓친 오스카 트로피를 '오펜하이머'로 품었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오펜하이머'로 '가여운 것들'의 마크 러팔로, '플라워 킬링 문'의 로버트 드니로, '바비'의 라이언 고슬링 등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내 수잔과 입맞춤을 한 뒤 무대에 올랐다. 그는 "우선 제 혹독했던 유년기에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 아내 수잔 다우니에게 감사하다. 저를 찾아내주었고 상처받은 강아지 같았던 저를 사랑으로 키워줬다. 덕분에 제가 여기 있다"며 아내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비밀을 하나 털어놓자면, 내가 이 역할(‘오펜하이머’의 배역)을 원했다”며 “제작자와 출연진, 놀런 감독이 그걸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오펜하이머’에서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하는 과학자 오펜하이머와 반목하는 인물인 스트로스 제독 역을 소화했다. 다우니는 오스카 레이스 초기부터 별다른 경쟁자가 없다고 여겨질 만큼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영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수상 말미에는 그는 "45년의 커리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저를 구해내느라 애썼을 제 엔터테인먼트 변호사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삶을 위트로 표현했다. 과거 ‘채플린’(1993)으로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셜록 홈즈’(2010)로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영화 남우주연상을 받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유독 오스카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채플린’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는 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고 ‘트로픽 썬더’(2008)로는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채플린은 당시 '여인의 향기' 알 파치노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젊은 나이에 연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약 중독으로 10년이 넘게 힘든 시절을 보냈다. 수렁에 빠진 그를 구원해 준 것은 아내와 영화였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스크린에 컴백하며 세계적인 흥행 배우가 됐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를 시기했던 루이스 스트로스를 입체적으로 연기해 내며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보라 기자
배우 엠마 스톤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로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톤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그는 수상 소감에서 감정에 벅찬 듯 요르고스 감독을 향해 "벨라(엠마가 연기한 주인공)로 살게 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톤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16년 '라라랜드'로 첫 수상한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라라랜드'와 '가여운 것들'로 두 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모두 수상하는 기록도 남겼다. 스톤은 올해 초부터 '가여운 것들'로 영국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그는 '플라워 킬링 문'의 릴리 글래드스톤과 각축을 벌였지만, 결국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가여운 것들'은 스톤이 란티모스 감독과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스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가 천재 외과 의사에 의해 되살아난 '여자 프랑켄슈타인' 벨라 역을 맡았다. 성인 여성의 몸으로 유아기부터 지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실감 나게 연기해 관객과 평단의 박수를 받았다.할리우드 톱스타인 그가 파격적인 베드신과 노출신에 도전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1988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난 스톤은 어린 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꾸며 아역으로 활동했다. 2007년 코미디 영화 '슈퍼배드'로 이름을 알린 그는 흥행작 '좀비랜드'(2009)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후 '이지A'(2010), '헬프'(2011),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버드맨'(2014) 등에 잇따라 출연했다. '버드맨'으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라라랜드'에서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는 미아 돌런 역을 연기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에서 앤 여왕의 하녀이자 야심가인 애비게일 역으로 장르 영화의 주연을 꿰찼다.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때 란티모스 감독과 연을 맺은 스톤은 '가여운 것들'을 비롯해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블리트' 등에서도 호흡을 맞추며 그의 뮤즈로 떠올랐다. 김보라 기자 ▶[영화 '가여운 것들' 리뷰] https://www.arte.co.kr/stage/review/article/4296 흑인 배우 열 번째 오스카 트로피 조이 랜돌프 "가수에서 배우로…나의 어머니에게 감사"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에 출연한 배우 더바인 조이 랜돌프가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랜돌프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자에 호명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영화배우의 길을 걸을 줄 몰랐다.가수로 시작했다"며 "어머니가 말하길 '길 건너 저기 극장으로 가봐. 뭔가 너를 위한 게 있을 거야'라고 했다. 어머니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랜돌프는 "과거 저를 위해 도움 주신, 가이드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제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 봐주셔서 감사하다, 흑인 여배우일 때도 흑인 여자일 할 때도 그대로 봐주고 저 자체로 충분하다 해주신 분들, 너의 길을 가라고 말씀해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랜돌프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처음이다.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활동해온 그는 '바튼 아카데미'에서 명문 사립학교의 주방을 책임지는 요리사로 나온다. 학교 우등생이던 아들이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고, 깊은 슬픔에 빠져있는 인물. 교사, 학생 등 주변 인물들과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슬픔을 극복해나가는 연기로 호평 받았다. 김보라 기자 ▶[영화 '바튼 아카데미' 리뷰] https://www.arte.co.kr/stage/theme/4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