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기관사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구간 영업시운전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기관사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구간 영업시운전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30일 GTX A노선이 개통한다는 소식에 동탄역 역세권인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가 22억원 신고가에 거래됐습니다. 5개월 만에 1억원이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GTX A노선이 개통하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79분에서 19분으로 단축됩니다. 장거리 출퇴근 승객은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금은 편도 4000원대 중반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통근 할인이나 환승 할인 등이 나오겠지만, 한 달에 20일 출퇴근하면 교통비는 10만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동탄역에서 출발하는 GTX A 노선은 동탄, 구성(용인), 성남, 수서역으로 연결됩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파주 운정, 킨텍스, 대곡, 창릉, 연신내, 서울역 구간도 개통할 예정입니다. 다만 모든 역 주변 아파트들이 가격 혜택을 볼지는 더 살펴봐야 합니다.

일단 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에는 모두 6편성이 운영되고 1편성당 8량의 객차가 연결됩니다. 첫 20일은 15~20분마다 운행하니 출근 시간대면 1시간에 4번 다니게 됩니다. 문제는 점차 횟수를 늘리더라도 SRT 선로를 같이 사용하니 시간당 8번이 한계라는 점입니다.

객차 한 량에 최대 137명이 탑승하니 8량 1편성에는 1062명이 탑승하게 됩니다. 좌석 296명, 입석 766명입니다. GTX를 한계까지 가동해도 1시간에 8496여명을 운송하는 것이 한계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출근 시간이면 한 번에 타지 못하고 2~3번 기다릴 가능성이 큽니다.
 SG레일 관계자들이 GTX 열차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G레일 관계자들이 GTX 열차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간역에서는 GTX에 탑승할 수 있을까요. 구성이나 성남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기 어려울 공산이 큽니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면 굳이 GTX를 탈 이유도 마땅치 않습니다. 중간역에 계신 분들은 지하철을 타도 시간상 큰 차이가 없고, 요금은 2배 이상 비쌉니다.

비슷한 사례는 'ITX-청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2년 개통된 ITX-청춘 GTX와 똑같이 180㎞/h로 달리는 준고속 열차입니다. 용산역에서 춘천역까지 74분, 청량리역에서 춘천역은 64분 만에 주파하고 가격은 9800원입니다. GTX 닮은 꼴이지만 평일 낮이나 출퇴근 시간에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GTX A노선이 개통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유용성이 판가름 날 겁니다. 출근 시간 동탄역에서 바로 탈 수 있고, 중간역에서도 타기 쉬워야 GTX로 상승한 집값이 유지될 것입니다. 만약 출발역에서도 수십 분을 기다려야 탄다거나, 인파가 붐벼 중간에서 탈 수 없다면 GTX 기대감에 올랐던 집값도 큰 영향을 받을 겁니다.

그러니 GTX 효과로 부동산 투자하기 보다는 정말로 가족들과 오랜 시간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곳에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아파트를 장만해야 합니다. 투자만 생각하며 장만했다가는 집값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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