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야디(BYD)가 지난해 판매 대수를 62% 늘리며 글로벌 판매 순위를 9위로 끌어올렸다. 중국 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톱10’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렴한 가격과 높아진 품질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공습’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BYD는 세계 시장에서 302만 대를 팔아 BMW그룹(255만 대)과 메르세데스벤츠그룹(249만 대)을 제쳤다. BYD의 판매 대수는 1년 전(186만 대)보다 62% 늘었다.

업계에서는 BYD의 판매가 급증한 이유로 △전기차로의 전환 가속화 △저렴한 가격 △높아진 품질 및 디자인 △거대한 내수시장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 등을 꼽는다. BYD는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직접 다 제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다른 자동차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급형 전기 해치백 ‘시걸’ 판매가는 9695달러부터 시작하고, 중형 전기 세단 ‘실’의 중국 판매가(21만2800위안·약 3926만원)는 라이벌인 테슬라 ‘모델3’(24만5900위안)보다 14% 낮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시절 중국차는 그저 ‘저렴한 차’였지만 전기차 시대로 바뀌면서 ‘싸고 좋은 차’로 위상이 높아졌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와 전자장비를 장착한 데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해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꾼 덕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BYD의 실이 중국차 중 처음으로 ‘자동차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월드 카 어워즈(WCA)’의 ‘2024년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차의 품질과 디자인 실력을 공인받았다는 의미여서다.

자동차업계는 올 연말이 지나면 BYD가 작년 기준 8위인 혼다(406만 대)와 7위인 포드(441만 대) 자리도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YD는 올해 생산 목표를 420만 대로 잡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