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시간이 넘쳐나는 것처럼 사는 법
‘시간’은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거인의 시간>은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들여다본 책이다.

책은 일종의 사례집이다. 여러 인물의 노하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구글에서 일한 제이크 냅은 10여 년 동안 ‘할 일 목록’에 의존해 살았다. 문제는 할 일 목록에 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고안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라도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는 스스로에게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해 보자. 어떤 일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이기를 바라는가? 어떤 일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지 한 가지만 골라보자’라고 말합니다.”

많은 시간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낭비된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있다. ‘헤밍웨이 트릭’이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글이 술술 써질 때 거기서 딱 멈춰야 한다”고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도 글을 쓸 때 빈 종이를 마주하는 두려움을 피하려고 같은 전략을 썼다.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 경영대 초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전날 멈춘 문장을 이어서 쓰면 정말 쉽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전날 마무리 지은 일을 다음 날 새롭게 이어서 시작하려면 더 힘들어요. 마치 차량 엔진 시동을 새로 켜는 것과 같죠.”

온갖 방법이 책에 담겼다. 이메일 확인은 하루에 3회, 정해진 시간에 하라고 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20분씩 나 자신과 회의하는 시간을 가지라고도 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