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휴학하면 학교 남을 이유 없어"
부산대 의대 찾은 총장 앞 항의 시위…교수들 사직서 제출 논의(종합)
최근 부산대가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의 2배까지 확대하겠다고 정부에 보고한 가운데 부산대병원 교수와 의대생이 항의 시위를 했다.

부산대병원 소속 교수와 의대생 등 10여명은 8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을 찾은 차정인 총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차 총장은 이날 의과대학 현황 관련 상황 보고를 받기 위해 학장단을 만날 예정이었다.

이들은 "차 총장은 의과대학 교실이나 기자재 등 교육 환경을 고려했을 때 증원이 불가능한데도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 없이 정원을 2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날 교수진과 의대생들은 "차정인 총장은 즉각 사과하고 사퇴하라"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차 총장은 이날 학장단과의 간담회를 마무리한 뒤 시위를 벌인 학내 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시위에 참석한 한 교수는 "당초 총장실에 항의 방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총장이 먼저 의과대학에 온다기에 찾아간 것"이라며 "총장은 아무런 고려 없이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증원하겠다고 보고해선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의료계를 포함한 국민과 소통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등을 고민하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이 교수는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학생들이 유급 직전까지 몰릴 경우 교수들은 결국 휴학계를 수리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 전체가 휴학하면 교수들이 학교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직서를 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전체 교수들과 사직서 제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사직서를 낸다는 것은 학교와 병원 모두 그만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대는 지난 4일 마감한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수요조사에서 정원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부산대 교수회는 내부 게시판에 '의과대학 증원에 대해 총장님께 여쭙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차정인 총장에게 증원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