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슈퍼화요일 르포] "트럼프되면 민주주의 퇴행" vs "바이든 국경관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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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양당 별도로 경선 진행하나 이미 본선 대결 분위기
"고령 바이든 '팀'으로 극복 가능" vs "트럼프, 경제 돌아가게 할 것" 미국 11월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경합주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투표소는 경선 투표장이라기보다는 '본선 투표장'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날 오전 기자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주도 롤리의 한 주민센터와 인근 더럼 소재 한 교회에 마련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소 두 곳을 찾아 현장에서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들의 민심을 청취할 기회를 가졌다.
이번 프라이머리는 주 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하에 유권자들이 민주·공화 양당 중 한쪽 경선을 택해 투표하는 행사로, 엄연히 각 당의 대선 후보 등을 뽑는 '예선'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월 시작된 양당 경선 초중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확고해지면서 주민들에게서 '대안'이나 '제3의 후보'를 거론하는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엄연히 '예선'이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미 '본선'에 가 있는 듯했다.
또 이곳 민심은 이번 대선이 '후보간 비교 우위'를 다투는 경쟁이 아니라 '흑백'을 가리는 진보·보수 양 진영의 '건곤일척의 승부'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분열돼 있었다.
점점 양극화하는 미국 정치의 분열상 속에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간에 공통 분모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경합주 주민들의 목소리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바이든 지지자 "나이는 팀플레이로 극복 가능…트럼프 뽑히면 민주주의 퇴행"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최대 약점인 나이와 인지력 문제를 '팀플레이'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장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이던 알렉세이 파육(27)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를 몇 번 했지만 그것이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혼자 (정책 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그에게는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피트 부티지지(교통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국가안보보좌관) 등 나라를 앞으로 이끌 젊은 팀이 있다"고 말했다.
파육 씨는 또 "나는 트럼프의 정신 건강이 바이든보다 낫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어린 아들을 안고 투표장을 찾은 민주당 지지자 조너선(35) 씨는 "나는 바이든 주위에 있는 사람을 트럼프 주위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뢰한다"며 "바이든이 (주변 참모들의) 케어(care·관리)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이든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미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할 우려가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는 등의 문제 발언과 시스템·관행보다 개인 카리스마와 즉흥이 도드라졌던 트럼프 집권 1기 국정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거부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파육 씨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의 민주주의가 끝장나는 것은 아니지만 '흠결있는 하이브리드(혼종) 민주주의'로 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너선 씨는 "나는 그가 '거짓말쟁이'라고 보지만 그가 의도하는 바, 그가 어떻게 그의 적을 대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지난번 대선 때 그가 적(상대 진영)에게 하는 행동을 봤고, 그 성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자대결 상정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밀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임 중 성과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길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파육 씨는 "바이든 집권기에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도입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했는데, 그런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 성과를 더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본선 전망에 대해 조너선 씨는 "사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언론 독해력)을 유지하고, (일어나는 현상들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바이든을 찍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 "남부 국경 통해 어떤 사람 들어오는지 몰라…트럼프가 해결할 것"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과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 또는 논쟁적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트럼프 지지의 이유를 밝혔다.
공화당 프라이머리 안내자로 투표장 앞에서 자원봉사를 한 래리 제닝스(70) 씨는 "국경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지만 이 나라로 어떤 사람들이 들어오는지 모른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했다고 밝힌 퇴역 군인 브래드(69) 씨는 "현재 미국이 봉착한 이민 문제, 경제, 해외 전쟁 등 모든 영역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적임자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가끔 바보 같은 말들을 하지만 이들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재임 중 전쟁을 새롭게 시작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경제 실적도 좋았다"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나랏빚을 갚고, 경제를 돌아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제닝스 씨는 "나라가 갈라져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트럼프 재집권 시 분열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쪽 의견만 듣는 것"이라며 "이미 50% 가까운 미국인들이 그를 지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래드 씨는 강경 보수 성향의 트럼프 골수 지지층을 의미하는 '마가'(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것은 사악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며, 모든 공화당원이 (미국이 위대하길 바란다는 점에서) 마가"라며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전망에 대해 제닝스 씨는 "나는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믿고, 또한 희망한다"며 "트럼프는 바이든을 이길 가장 경쟁력있는 공화당 후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령 바이든 '팀'으로 극복 가능" vs "트럼프, 경제 돌아가게 할 것" 미국 11월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경합주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투표소는 경선 투표장이라기보다는 '본선 투표장'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날 오전 기자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주도 롤리의 한 주민센터와 인근 더럼 소재 한 교회에 마련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소 두 곳을 찾아 현장에서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들의 민심을 청취할 기회를 가졌다.
이번 프라이머리는 주 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하에 유권자들이 민주·공화 양당 중 한쪽 경선을 택해 투표하는 행사로, 엄연히 각 당의 대선 후보 등을 뽑는 '예선'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월 시작된 양당 경선 초중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확고해지면서 주민들에게서 '대안'이나 '제3의 후보'를 거론하는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엄연히 '예선'이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미 '본선'에 가 있는 듯했다.
또 이곳 민심은 이번 대선이 '후보간 비교 우위'를 다투는 경쟁이 아니라 '흑백'을 가리는 진보·보수 양 진영의 '건곤일척의 승부'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분열돼 있었다.
점점 양극화하는 미국 정치의 분열상 속에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간에 공통 분모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경합주 주민들의 목소리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바이든 지지자 "나이는 팀플레이로 극복 가능…트럼프 뽑히면 민주주의 퇴행"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최대 약점인 나이와 인지력 문제를 '팀플레이'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장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이던 알렉세이 파육(27)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를 몇 번 했지만 그것이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혼자 (정책 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그에게는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피트 부티지지(교통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국가안보보좌관) 등 나라를 앞으로 이끌 젊은 팀이 있다"고 말했다.
파육 씨는 또 "나는 트럼프의 정신 건강이 바이든보다 낫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어린 아들을 안고 투표장을 찾은 민주당 지지자 조너선(35) 씨는 "나는 바이든 주위에 있는 사람을 트럼프 주위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뢰한다"며 "바이든이 (주변 참모들의) 케어(care·관리)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이든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미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할 우려가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는 등의 문제 발언과 시스템·관행보다 개인 카리스마와 즉흥이 도드라졌던 트럼프 집권 1기 국정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거부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파육 씨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의 민주주의가 끝장나는 것은 아니지만 '흠결있는 하이브리드(혼종) 민주주의'로 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너선 씨는 "나는 그가 '거짓말쟁이'라고 보지만 그가 의도하는 바, 그가 어떻게 그의 적을 대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지난번 대선 때 그가 적(상대 진영)에게 하는 행동을 봤고, 그 성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자대결 상정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밀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임 중 성과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길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파육 씨는 "바이든 집권기에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도입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했는데, 그런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 성과를 더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본선 전망에 대해 조너선 씨는 "사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언론 독해력)을 유지하고, (일어나는 현상들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바이든을 찍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 "남부 국경 통해 어떤 사람 들어오는지 몰라…트럼프가 해결할 것"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과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 또는 논쟁적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트럼프 지지의 이유를 밝혔다.
공화당 프라이머리 안내자로 투표장 앞에서 자원봉사를 한 래리 제닝스(70) 씨는 "국경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지만 이 나라로 어떤 사람들이 들어오는지 모른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했다고 밝힌 퇴역 군인 브래드(69) 씨는 "현재 미국이 봉착한 이민 문제, 경제, 해외 전쟁 등 모든 영역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적임자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가끔 바보 같은 말들을 하지만 이들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재임 중 전쟁을 새롭게 시작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경제 실적도 좋았다"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나랏빚을 갚고, 경제를 돌아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제닝스 씨는 "나라가 갈라져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트럼프 재집권 시 분열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쪽 의견만 듣는 것"이라며 "이미 50% 가까운 미국인들이 그를 지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래드 씨는 강경 보수 성향의 트럼프 골수 지지층을 의미하는 '마가'(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것은 사악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며, 모든 공화당원이 (미국이 위대하길 바란다는 점에서) 마가"라며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전망에 대해 제닝스 씨는 "나는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믿고, 또한 희망한다"며 "트럼프는 바이든을 이길 가장 경쟁력있는 공화당 후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