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만 아니면 돼"…러 대선일 시위 열리나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나발나야는 6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사흘간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에 일제히 투표소에 나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자고 말했다.

그는 "선거일을 이용해 우리 존재와 우리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실재하고, 살아있으며, 푸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이 시각에 일제히 투표소에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그 다음의 행동은 선택하면 된다. 푸틴이 아닌 모든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 투표지를 망가트릴 수도 있고, '나발니'라고 크게 적을 수도 있다. 투표소에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제안했다.

대선일에 투표소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하자는 아이디어는 나발니도 생전에 제시했다. 그의 동료 레오니트 볼코프도 "이것은 나발니가 직접 남긴 정치 유언이자 그가 마지막으로 촉구한 행동"이라며 '투표 시위' 참가를 촉구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했던 나발니는 극단주의 혐의 등으로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달 16일 갑자기 사망했다.

이후 나발나야는 동영상 연설을 통해 "나발니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하면서 나발니가 하던 일을 이어받아 계속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사망의 배후라는 의혹을 일축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전날 국영 방송에서 "나발니는 자연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