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 고려 공원 일부 시설물 제한 없도록 변경 검토
오영훈 지사 "공원 녹지공간 줄지 않게 하겠다"

오영훈 제주지사의 공약인 가칭 '제주역사관' 건립 과정에서 제주 도심 주요 공원인 신산공원의 녹지 공간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역사관 짓는다고 부족한 신산공원 녹지공간 줄이나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신산공원 서쪽 경계 인근 부지에 제주역사관을 조성하면서 신산공원 일부를 근린공원에서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52년 공원으로 지정된 신산공원은 1988년 88서울올림픽 국내 성화 도착을 기념하며 정비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총면적은 24만5천550㎡로 제주시민이 많이 찾는 도심 녹지 공간이다.

신산공원에는 교목 기준 91종이 분포하고 이 중 50여종은 제주 자생종이다.

자연림 구역은 7개소에 이른다.

생태보전지역도 4만1천659㎡다.

제주역사관은 오 지사의 공약인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 사업의 핵심이다.

제주 탐라(耽羅)개벽 신화가 깃든 제주시 이도1동 삼성혈을 중심으로 신산공원과 민속자연사박물관 일대가 대상지다.

오 지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최종 보고서를 봐야 하겠지만, (신산공원 일부가) 주제공원으로 변경되더라도 녹지 공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다만, 신산공원 내 수목을 재배치한다든가, 공간을 조정한다든가 하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찬식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지난달 21일 "공원 인근 국일건재 앞 부지에 제주역사관을 지은 후 공원 일부를 주제공원으로 변경해 삼성혈까지 탐방객 관람 동선을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에는 근린공원의 녹지를 제외한 공원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을 40%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제공원에서는 시설비율 40% 제한이 없다.

제주도 고시 기준으로 현재 근린공원인 신산공원에서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39.83%로 돼 있지만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 계획 수립 용역' 중간 보고자료에 의하면 그 비율이 46.51%(위성 지도)나 56%(현장 조사)로 이미 제한 면적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공원녹지법에 의하면 1인당 도시공원 면적 기준이 6㎡인데, 신산공원은 3.5㎡로 기준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용역진도 신산공원 일부를 주제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의 녹지공간을 축소하지 않고서는 시행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에서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하고 오히려 공원의 녹지율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제주도가 당장 해야 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역사관 짓는다고 부족한 신산공원 녹지공간 줄이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