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 4개사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실적 악화에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 열풍에서 밀려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다. 일각에선 최근 엔터주가 주가 방어에 나서는 등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JYP엔터테인먼트(-1.07%) YG엔터테인먼트(-2.27%) SM엔터테인먼트(-1.64%) 하이브(-1.44%) 등 엔터주가 하락했다. 이들 4사의 시가총액은 총 13조53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4700억원) 대비 2조9300억원 줄었다. 올 들어 JYP엔터(-27.2%)의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고 YG엔터(-19.6%) SM엔터(-15.1%) 하이브(-14.7%) 등도 10% 이상 하락했다. 음반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에 저PBR주 열풍에서 소외된 영향이다. 엔터주 PBR도 하이브 2.9배, JYP 8.3배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굿즈나 콘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엔터주가 주가 방어에 적극적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SM엔터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추진한 데 이어 JYP엔터와 YG엔터 주요 관계자는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엔터주의 반등 시점은 1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는 3월 말 전후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의 주가 부진 원인은 1분기 활동 부재로 인한 모멘텀 부족과 저PBR 관련주로의 순환매 때문”이라며 “통상 4월부터 아티스트의 활동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3월부터 본격 반등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해외 네트워크의 강점을 지닌 하이브의 투자 매력을 높게 평가한다. 미국 힙합 레이블 인수 등을 통해 해외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YG엔터는 블랙핑크의 단체활동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올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