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아 레이 전기차 모델./사진=기아
더 기아 레이 전기차 모델./사진=기아
국내 경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모닝과 캐스퍼가 주춤한 사이 기아 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이는 경차지만 실내 공간이 넓은 편이라 차량 활용도가 우수해 선호도가 높다.

6일 기아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3972대 판매됐다. 내연기관 모델이 3160대, 전기차 모델도 812대 판매됐다. 레이는 지난달 기아 전체 모델 가운데 쏘렌토(8671대) 카니발(7989대) 스포티지(6991대) 다음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경차는 2012년 국내 시장 규모가 20만대를 넘었지만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21년엔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022년 다시 10만대 벽을 넘었고 최근엔 경기 침체 여파로 가격과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레이는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차 캐스퍼(3118대)와 기아 모닝(1140대) 판매량을 앞질렀다. 최근 5년간 매년 신차등록대수가 증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레이의 연간 판매량은 2만8530대로 모닝(3만8766대)에 뒤졌으나 2021년 3만5956대를 판매하며 모닝을 제친 후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5만대를 돌파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관계자는 "레이는 최근 5년간 국내 경차 신차등록대수 1위를 차지했다"며 "경차의 경제성과 더불어 넓은 실내 공간으로 활용도가 높은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레저 용도나 배달 등 짐차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단종됐다가 5년 만인 지난해 재출시된 레이 EV도 힘을 보탰다.

레이는 2011년 말 EV 모델이 출시됐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짧은 주행거리 등의 문제로 2018년 단종됐었는데 지난해 9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도심 기준 1회 충전 233㎞를 달릴 수 있는 모델로 돌아왔다.

레이 EV는 가솔린 모델 대비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각각 15%, 55% 향상됐고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는 200㎞가 넘는 주행거리, 도심에 최적화된 주행 성능으로 도심 엔트리 EV를 기다려왔던 소비자들에겐 최적의 선택지"라며 "레이 EV가 도심형 전기차로서 인기를 끌면서 기존 레이 판매량까지 끌어올린 면이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