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전도체 테마주들이 5일 일제히 급락했다. 전날 미국에서 열린 초전도체 관련 발표회에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됐지만 정작 초전도체 실물은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또 물음표 남긴 초전도체…신성델타·서남 '초전박살'
이날 신성델타테크는 전일 대비 14.7% 하락한 10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는 전날 8위에서 10위로 내려갔다. 또 다른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히는 덕성씨씨에스, 서남도 이날 각각 7.9%, 12.1%, 18% 빠졌다. 아센디오는 18.5% 급락해 관련주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전날 LK-99 개발진 중 한 명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3월 학회에서 초전도체 관련 신규 연구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 발표에서 기존에 알려진 LK-99에 황을 추가한 ‘PCPOSOS’라는 새로운 물질이 극도로 낮은 저항,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자석 위에서 공중 부양하는 현상)를 비롯한 초전도체 특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발표에서 PCPOSOS의 실물은 공개되지 않았다. 초전도체라는 근거 중 하나인 마이스너 효과 역시 동영상 일부만 공개돼 의구심을 샀다.

초전도체 테마주들은 김 교수의 APS 발표를 앞두고 급등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였다. 신성델타테크는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196%, 서남은 51.5% 올랐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당분간 주가가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전도체 테마주 기업 임원들이 최근 보유 주식을 내다 파는 것도 ‘매도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임관헌 신성델타테크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회사 주식 8000주를 판 데 이어 전날에도 6000주를 추가로 매도했다. 이호엽 서남 부사장도 지난달 29일 회사 주식 10만1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