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가 표심 갈라…예루살렘 시장에 극우 후보 재선
전쟁으로 미뤄진 이스라엘 지방선거서 극우정당 승리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 전쟁으로 연기됐던 지방선거가 3일(현지시간) 열려 극우 정당과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등 극우 세력이 승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서 처음 열린 선거다.

당초 지난해 10월 3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쟁으로 인해 두 차례 연기됐다.

하이파를 제외한 모든 대도시 시장 선거에서 현직이 당선되는 등 큰 이변은 없었던 가운데, 전쟁의 영향으로 안보가 유권자들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양상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에프라트에 사는 오데이아라는 여성은 "나는 이전보다 더 겁이 난다.

아랍 노동자들을 모두 내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좀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드당은 성명을 내고 "전국적으로 우익 블록이 강해졌다"면서 대승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예루살렘에서는 개표 결과 잠정 집계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이 전례 없는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예루살렘에서는 지난 약 20년간 보수주의가 점차 우세해지는 가운데, 극우정당 소속 모셰 라이언 시장이 예상대로 재선에 성공했다.

예루살렘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지방선거 투표가 가능하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에 항의하는 뜻으로 선거를 보이콧하는 경우가 많다.

중도·좌파 정당들은 이번 지방선거 운동에서 큰 힘을 쏟지 않는 모습을 보여 조기 총선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한편 총선이 열릴 경우 우익 블록의 이번 성공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우익연정은 총선이 지금 당장 열릴 경우 의석을 대폭 잃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중도파 야당 국민통합당이 현재로서는 큰 격차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사법부 권한 대폭 축소 파동으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에 직면한 데 이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허를 찔리는 안보 실패까지 노출하며 여론의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퇴진 여부를 가리는 선거가 될 조기 총선을 최대한 미루려고 애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