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가 주는 신비함과 기이함…노상호 개인전
사회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술계에서도 AI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리움미술관에서 지난달 개막한 필립 파레노 전시에서는 AI가 전체 전시를 조율하고, 글래드스톤 서울 갤러리의 이안 쳉 개인전에서도 역시 AI를 이용한 가상 시뮬레이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진행 중인 노상호(38) 작가의 개인전에서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이 주요하게 쓰였다.

노 작가는 발전하는 미디어 기술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2021년부터 3차원(3D) 영상 기술을 익혀 작업에 도입했고 2022년부터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한 결과물을 회화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기존 작품 이미지를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에 입력한 뒤 재해석을 유도한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 중 직관적으로 도상을 선택해 캔버스에 옮긴다.

AI 생성 이미지가 주는 신비함과 기이함…노상호 개인전
전시는 이렇게 만들어낸 이미지들을 활용한 '홀리'(Holy) 연작들을 보여준다.

가장 자주 보이는 이미지는 '불타는 눈사람'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실현될 수 없지만 사실적으로 묘사돼 신비하면서도 기이한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다.

작가는 이런 장면에서 느끼는 감정을 '성스러운'(Holy) 것으로 비유해 연작의 제목을 '홀리'로 붙였다.

작가는 또 붓 대신 물감을 분사해 그리는 도구인 에어브러시를 사용해 AI 생성 이미지의 매끈함을 재현한다.

'홀리' 연작은 회화 외에도 3D 프린터 조각, 3D 영상 제작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상, 설치 작품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재해석됐다.

이 중 설치작은 작가가 수집한 빈티지 옷장에 그림을 그린 뒤 목재 구조물과 패브릭, 양초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완성한 것으로, 전시장 기둥에 비스듬히 끼어 있는 형태로 전시된다.

기술 오류로 디지털 가상 세계에서 일어나는 글리치(Glitch) 현상을 구현한 작품이다.

전시는 4월20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