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양자 TV 토론에 응하라고 거듭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토론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포착돼 성사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아직 공천 등 총선 관련 일정 및 업무가 남아있어 TV토론 참여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토라는 말의 의미가 일정을 보고 있다는 뜻인지, 참여 여부를 판단한다는 뜻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친명계에서는 토론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아마 토론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한 위원장의 전략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들겠다는 아주 얕은수"라며 "정책토론회라면 모를까 응할 필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은 "네거티브 공세가 뻔한 토론에 왜 응하겠냐"며 "그렇게 토론이 하고 싶었으면 이 대표 출마 지역구에 한 위원장이 출마했으면 된다. 대선도 아니고, 한 위원장이 이 대표와 본인의 정치적 체급이 같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일종의 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TV토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안귀령 당 상근부대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내왔다.

게시물을 보면 안 부대변인은 "토론은 저랑 하자. 제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루 전에만 알려주면 시간을 맞추겠다"고 했다. 이는 토론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갈음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여러 방송사로부터 이 대표와 일대일 생방송 토론 요청을 받았다고 알리면서 요청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이 대표가 당 공천 문제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거대정당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고,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당 대표들을 불러 TV 토론을 생방송으로 장기간 하는 것이 언론이나 국민이 많이 바라는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재차 이 대표를 압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