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 2010년 류현진의 '1.82'
'류현진 이후 전무한' 1점대 평균자책점…류현진이 재현할까
이제 현실적으로 류현진(36·한화 이글스)에게 한 시즌 200이닝 가까이 던지는 걸 기대하면 안 된다.

당장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기량만 놓고 본다면 현역 메이저리거나 다름없다.

그러나 네 차례 수술 전력에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를 고려하면, 한화는 이제 류현진을 '아끼고 아껴서' 써야 한다.

1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이 다승이나 탈삼진과 같은 '누적 기록 타이틀'을 수확하기 어려운 이유다.

10승 이상 거둔 선수를 대상으로 한 승률은 투수 기량과 비례하지 않는다.

류현진만 하더라도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인 2012년 182⅔이닝을 던져 삼진 210개를 뽑아내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아 9승 9패로 승률 5할에 그쳤다.

현실적으로 류현진이 가장 도전해볼 만한 타이틀은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 이후 전무한' 1점대 평균자책점…류현진이 재현할까
류현진은 2006년(2.23)과 2010년(1.82) KBO리그에서 두 차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2019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평균자책점 2.32를 찍어 사상 최초의 'KBO리그-MLB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야구계에서는 류현진이 올 시즌 내내 건강만 유지한다면,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충분히 노려볼 만할 것으로 내다본다.

류현진은 14년 전 자신이 KBO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세운 이정표인 '1점대 평균자책점'에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현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보다 수준 높은 선수라는 말로 '1점대 평균자책점' 도전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 감독은 "MLB 기준으로 봐도 류현진이 페디보다 윗급이다.

몸만 괜찮다면 잘 던질 거다.

페디가 국내 기준으로는 최정상급이라도, MLB에서 똑같은 공으로 통할지 의문이다.

지금 공으로 MLB에서 안정적으로 던진 류현진의 수준이 더 높다"고 말했다.

'류현진 이후 전무한' 1점대 평균자책점…류현진이 재현할까
페디는 지난 시즌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까지 투수 삼관왕을 차지했다.

페디는 2010년 류현진 이후 첫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기록을 놓쳤다.

페디가 던진 변형 슬라이더의 한 종류인 스위퍼가 주목받았지만, KBO리그 타자들이 공략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은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류현진은 페디보다 수준 높은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다.

류현진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한화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의 컷 패스트볼은 KBO리그 타자들에게 '마구' 수준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류현진의 첫 불펜 투구를 받은 한화 불펜 포수가 컷 패스트볼을 슬라이더라고 표현할 정도로, KBO리그에서는 보기 어려운 공이다.

'류현진 이후 전무한' 1점대 평균자책점…류현진이 재현할까
또한 류현진이 재활을 마치고 지난해 복귀한 뒤 쏠쏠하게 활용한 커브도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도입으로 더욱 빛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커브와 같이 상하 움직임이 심한 구종이 유리한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류)현진이 형 커브는 워낙 각도가 크다.

물론 모든 구종이 뛰어나지만, ABS 도입으로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개막전에 등판할 예정인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두 차례 불펜 투구와 라이브 투구(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처럼 던지는 것)를 소화했다.

류현진은 4일 귀국해 7일 팀 청백전을 통해 연습경기 첫선을 보이고, KBO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해 최종 점검에 나선다.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시범경기 복귀 무대는 1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