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감독 만난 줄리앤 무어와 나탈리 포트먼, 예술 연기의 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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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메이 디셈버'
'캐롤'의 토드 헤인즈 감독 10번째 작품
실화 기반…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오르며 주목
범죄와 로맨스 경계에서 냉정하고 정교한 서사
주연 맡은 두 배우의 스펙터클한 연기 돋보여
'캐롤'의 토드 헤인즈 감독 10번째 작품
실화 기반…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오르며 주목
범죄와 로맨스 경계에서 냉정하고 정교한 서사
주연 맡은 두 배우의 스펙터클한 연기 돋보여
두 배우의 ‘악착 같은’ 연기를 한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큼 짜릿한 것이 없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페르소나> (1966)에서의 리브 울먼과 비비 앤더슨이 그랬고, 마이클 만의 <히트> (1996) 속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그랬다. 마치 거울처럼, 혹은 지킬과 하이드의 양면을 가진 도플갱어처럼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 받는 두 배우의 모습을 (관객으로서) 보고 있으면, 경이로움을 넘어선 묘한 질투심과 소외감까지 느껴진다. 토드 헤인즈의 <메이 디셈버>가 그런 작품이었다.



엘리자베스는 부부의 주변에 머물며 이들의 일상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진실’에 접근할 수록,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그레이시와 조 역시 이들 관계의 시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심오한 사건을 재현하는 영화에 있어 배우의 역량만큼 절실한 요소는 없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줄리앤 무어와 나탈리 포트먼은 영화의 무게를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특히 영화에서 중요한 장치로 등장하는 거울을 마주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메이크 업 시퀀스는 세기에 남을 예술적 자취이자 영화적 기록이다. 이 모든 자취와 기록을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목도하는 일은 어쩌면 선택이 아니라 의무일 지도.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