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구 무산에 전략공천까지 나오자 민주당 텃밭 흔들
국민의힘·진보당·개혁신당, 호남 교두보 공세 강화
돌고 돌아 원위치 전남 순천 선거구, 실망하는 표심
전남 순천 총선 선거판이 지역구 분구 무산,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 가능성과 중앙당 공천 파열음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여야가 29일 확정한 4·10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전남의 획정 선거구는 경계 조정에 그친 여수갑·을 제외하면 지난 21대 총선 선거구와 같다.

당초 선거구 기준 인구가 상한선(27만명)을 넘긴 순천시는 분구(갑·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순천시 해룡면을 떼어내 인근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합쳐 2개(순천·광양·곡성·구례갑, 순천·광양·곡성·구례을)로 만든 현 선거구가 유지됐다.

현 선거구는 해룡면 유권자가 생활·행정 구역이 다른 광양·곡성·구례에 나온 출마자에 투표하게 돼 기형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해룡면을 순천시로 원상 복구하고 기준에 따라 분구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요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선거구 정상화·분구'가 무산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은 "또다시 정치권 이해관계에 의해 순천이 비정상적으로 희생됐다"며 크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 총선에 이어 또 민주당의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나오는데다 중앙당 공천 파열음까지 겹치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선거구 획정을 앞두고 불출마한 소병철 의원 지역구인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전략지역구로 의결했다.

현역 의원 불출마로 인한 전략지역구 지정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지만, 전략공천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선거구가 쪼개진 순천시에 소병철 의원을 전략공천해 그동안 선거를 준비해온 후보자, 지지자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최근 인재 영입한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전략공천하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광양 출신이지만 순천고를 졸업한 정 교수는 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있는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온 예비후보들의 반발과 일부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순천에서는 김문수 당대표 특보, 서갑원 전 의원, 손훈모 변호사,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등 4명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공천 파열음 등이 더해져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텃밭 민심이 크게 흔들린다면 순천을 호남 교두보로 삼으려는 국민의힘, 진보당, 개혁신당 등의 공세는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진보당에서 이성수 도당위원장이 출마했으며, 개혁신당에선 천하람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전남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순천이 이번에도 희생양이 됐다"며 "순천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6년 총선까지 민주당 후보가 무려 7연속 낙선한 지역이다.

민주당이 순천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공천 파행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